현전하는 한국의 사부는 약 1700편 정도로 추정한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한국 고전 문학에서 사부의 가치와 효용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왔다. 시나 기·문에 비해 문학적 가치가 없을 것으로 보는 경향이 짙었다. 사부에 관한 연구 또한 관각문학이라는 틀에서 과체사부 중심의 연구나 작가론의 한 부분으로 연구 또는 작품 소개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자들의 시문에 치우친 선호와 사부를 중국 문학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사림파의 사부를 비정상적 문학이라고 평가하기도 하고, 일방적으로 도학사부로 규정하기도 한다. 사부의 다양한 양상을 보지 못한 탓이다. 한국한문학계의 이러한 사정이 이 책의 저술 배경이다.
기존의 한국한문학 연구는 대체로 역사, 사상, 문학이 서로 영역 간의 벽을 사이에 두고 언급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학제의 장벽과 구분을 넘어서는 연구사적 의의가 있다. 사적 감성을 적은 술회사부에서 시대의 주류 사상인 도학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보는 작업은 문학적 지문에서 철학을 건져 올리는 융합인문학적 작업이다. 나아가, 사부에 나타나는 창작 특성이나 개인의 관심, 시대 인식과 표현기법에 대한 고찰은 고전문학, 사림문학으로서 사부의 문학적 가치를 새로 찾는 데 이 저술의 의의가 있다.
특히 사림파 문인이 지은 사부는 사림들의 현학적 과시나 과거를 치르기 위한 수단으로 창작되었다. 그러면서도 엄혹한 현실 속에서 개인의 다양한 정회와 사상을 표출하는 통로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후대의 관심이 부족하여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 책은 문학성을 가진 사부의 존재와 그 사상성을 밝힌다. 이를 위해 사부에 나타나는 창작 특성, 개인의 관심, 시대 인식, 표현 등 문학적 지문과 사상적 근원을 검토한다. 검토의 대상은 23명의 사림파 문인이 남긴 55편의 술회사부로 한다. 이를 통하여 술회사부라는 장르를 설정하고, 그 창작양상과 그에 녹아 있는 도학 담론 양상을 고찰하고 있다.
Contents
머리말 5
Ⅰ. 들어가기 13
1. 사림파 문인의 사부를 다시 보는 이유 13
2. 먼저 확인해 볼 사항 17
1) 사림파, 술회사부, 도학사상이라는 용어 18
2) 사부, 술회문학, 도학에 관한 앞선 연구들 23
3) 통합인문학적 고찰 31
3. 술회사부를 남긴 사림파 문인과 그 작품 33
Ⅱ. 사부의 전개양상과 술회사부 창작배경 54
1. 조선 초·중기 사부 창작 흐름 54
1) 훈구파의 사부 창작양상 55
2) 사림파의 사부 창작양상 59
3) 사림파 내 학맥별 사부 창작양상 63
2. 술회사부의 의미범주 70
1) 술회사부의 위상 71
2) 술회성의 판단 78
3) 술회사부의 존재방식 80
3. 술회사부의 창작배경 87
1) 과체·설리사부의 퇴조 88
2) 사적 기록 욕구의 확장 89
3) 서사의 장편화 91
Ⅲ. 사림파 문인의 술회사부 창작의식 94
1. 술회사부의 제재와 창작 동기 94
1) 삶의 회고[생애회고生涯回顧] 96
2) 접물의 감회[즉물생정卽物生情] 101
3) 심미적 의취[탁물언지託物言志] 110
4) 이별의 슬픔[이별애사離別哀思] 116
2. 술회사부를 통해 말하려고 하는 주제 123
1) 자기 표출하기[아우이사我憂以寫] 124
2) 인생 궁구하기[구물아지생생究物我之生生] 137
3) 세태 나무라기[쟁기태감爭譏太] 148
4) 노력 약속하기[서언건건誓言乾乾] 159
3. 술회사부의 주요 표현기법 166
1) 바로 쓰기[직서直敍] 168
2) 빗대어 쓰기[우의寓意] 174
3) 빌려 쓰기[의고擬古] 180
4) 섞어 쓰기[혼용混用] 182
4. 사림파 술회사부 창작의식의 특징과 변모 184
1) 하나의 글에 여러 뜻[일문다의一文多義] 184
2) 벗어나고 비틀고[일탈변주逸脫變奏] 189
3) 숨김없는 표현[감성표출感性表出] 195
1. 창작의식에 따른 도학적 성격의 표출방식 294
1) 도학 용어로 직접 표출 295
2) 도학적 관점으로 제재 해석 300
3) 주제와 제재의 다면다층적 활용 303
2. 창작의식과 도학적 성격의 관련 양상 310
1) 도학적 내용이 창작의식을 주도하는 경우 310
2) 도학적 내용이 창작의식에 융해된 경우 313
3) 도학적 내용이 창작의식에 숨어 있는 경우 316
3. 창작의식에 나타나는 도학적 성격의 지향가치 323
1) 도학자의 긍지와 자부심 과시 324
2) 사회적 모순의 극복과 자기치유 329
3) 천인합일의 순자연 추구 335
4) 도학의 미적 감흥 증폭 340
Ⅵ. 마무리 344
1. 술회사부의 문학적 가치와 그 속에 담긴 도학의 의미 344
2. 사부와 사림파의 재발견, 그 의의과 가치 347
3. 술회사부의 연구와 활용에 거는 기대 350
영남대학교 문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노년기 삶과 죽음에 관한 강의를 시작하면서 대구한의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생애회고와 죽음준비를 위한 자기 삶 글쓰기를 가르쳤다. 제대로 된 강의를 위해서 영남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자기성찰을 담은 생각 깊은 글을 찾다가 사림파의 사부를 접하게 되었다. 그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웰다잉의 세가지 문턱』, 『55+, 지혜로운 노후생활』, 공저로 『운곡평전』 등이 있다.
40세 초반에 직장에서 나왔다. 숱한 직업을 두루 거쳤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늦깎이 학생이 되었다. 50세에 임종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57세에 연명의료결정제도에 관한 논문으로 사회복지학박사, 63세에 사림파 문인의 사부辭賦에 관한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60세 전후에 수필가와 문학비평가로 등단도 했다. 저서로는 『웰다잉의 세가지 문턱(2019)』, 『55+, 지혜로운 노후생활(2020)』, 『운곡평전(공저, 2021)』등이 있다
영남대학교 문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노년기 삶과 죽음에 관한 강의를 시작하면서 대구한의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생애회고와 죽음준비를 위한 자기 삶 글쓰기를 가르쳤다. 제대로 된 강의를 위해서 영남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자기성찰을 담은 생각 깊은 글을 찾다가 사림파의 사부를 접하게 되었다. 그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웰다잉의 세가지 문턱』, 『55+, 지혜로운 노후생활』, 공저로 『운곡평전』 등이 있다.
40세 초반에 직장에서 나왔다. 숱한 직업을 두루 거쳤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늦깎이 학생이 되었다. 50세에 임종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57세에 연명의료결정제도에 관한 논문으로 사회복지학박사, 63세에 사림파 문인의 사부辭賦에 관한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60세 전후에 수필가와 문학비평가로 등단도 했다. 저서로는 『웰다잉의 세가지 문턱(2019)』, 『55+, 지혜로운 노후생활(2020)』, 『운곡평전(공저, 2021)』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