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부터 몇천 년간 전해져 내려온 그리스 신화는 서양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신과 인간의 세계를 넘나드는 영웅들의 모험은 대서사시를 탄생시켰고, 초월적 존재인 신들의 ‘사랑과 전쟁’은 인간사의 희로애락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예술가들은 신화를 묘사하거나 변형하여 명작을 남겼고, 그것들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리스 신화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단지 풍성한 이야깃거리만이 아니다. 현대 심리학의 개념인 콤플렉스 역시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에서 개념의 모티브를 찾을 수 있다. 콤플렉스는 갈등 상황을 겪으면서 무의식 속에 자리 잡는 감정과 생각의 응어리를 말한다. 이렇게 콤플렉스를 유발하는 갈등의 기원은 수많은 희극과 비극의 원형을 가진 그리스 신화 속에서도 발견된다.
콤플렉스, 인간 존엄성의 상실
자신을 가치 있게 여기고 존중할 줄 아는 마음,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약하고 무력한 상태로 태어나는 인간은 보호자의 보살핌과 사랑, 인정을 받으며 한 인간으로 성장해 나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절한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집착을 당하면, 스스로 존엄성의 기반을 세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까지 균열이 생긴다. 1부에서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정 강박에 빠진 파에톤, 어머니의 과보호에서 벗어난 페르세포네의 이야기 등을 통해 결핍과 과잉이 부른 콤플렉스에 대해 알아본다.
성공의 덫에 빠지다
태양을 향해 날아올랐다가 바다로 추락하고 만 이카로스처럼, 성공의 정점에 선 인간은 몰락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달콤한 성공의 경험은 감각을 마비시키는 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화 속 인물들의 오만과 자만이 실패로 이어진 이야기들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거둔 후에 그것을 유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쇠퇴의 길로 빠져들게 되는 인간 심리와 조직 사례를 분석한다.
다시 시작하다
콤플렉스는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반복해서 나타나며 잘못된 선택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콤플렉스를 무조건 제거해야 하는 응어리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 속에서도 나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꺼이 지식인의 책무를 떠안은 프로메테우스와 결핍 속에서 한 단계 성장한 텔레마코스처럼, 콤플렉스를 뒤집는 생각의 전환으로 부정적이고 억압된 감정의 에너지를 행복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만들어 보자.
Contents
들어가는 글
Ⅰ. 콤플렉스, 인간 존엄성의 상실
1. 파에톤 콤플렉스: 인간의 존엄성은 무조건적인 인정에서 비롯된다
2. 헤파이스토스 콤플렉스: 애착 경험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힘이다
3. 페르세포네 콤플렉스: 거리감 없는 애착은 집착을 낳는다
4. 크로노스 콤플렉스: 두려움은 통제 강박을 낳는다
5. 메데이아 콤플렉스: 과도한 집착은 과도한 의존에서 태어난다
6. 나르시시즘 콤플렉스: 사실 그들은 자신을 극히 혐오한다
7. 피그말리온 콤플렉스: 때로 칭찬과 인정은 독이 된다
Ⅱ. 성공의 덫에 빠지다
1. 휴브리스: 성공한 후가 가장 위험하다
2. 다이달로스 콤플렉스: 장점이 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3. 이카로스 콤플렉스: 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4. 이카로스 콤플렉스: ② 가장 멋진 비행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5. 키클롭스 콤플렉스: 나그네를 환대하는 것이 문명이다
Ⅲ. 다시 시작하다
1. 카산드라 콤플렉스: 지혜는 쓴소리에서 생긴다
2. 아도니스 콤플렉스: 획일화된 아름다움은 폭력을 부른다
3. 다이아나 콤플렉스: 아니마와 아니무스, 인생 후반전의 성숙 포인트
4. 프로메테우스 콤플렉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는 사람이 지식인이다
5.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당신의 욕망은 안녕하십니까?
6. 텔레마코스 콤플렉스: 결핍은 성취의 에너지이다
나가는 글
참고 문헌
Author
진정섭
고려대학교와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후 10여 년 목회 활동을 하다가, ‘콘텐츠의 힘’ 하나 믿고 자유로운 지식 크리에이터의 삶을 선택한 지식 노마드이다. ‘아레테인문연구소’를 설립하여 인문적 가치와 대안적 노마드의 삶의 방식을 연구하고, 다양한 인문학 콘텐츠로 활발한 대중 강연에도 나서고 있다. ‘인문학 노마드’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문학의 제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와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후 10여 년 목회 활동을 하다가, ‘콘텐츠의 힘’ 하나 믿고 자유로운 지식 크리에이터의 삶을 선택한 지식 노마드이다. ‘아레테인문연구소’를 설립하여 인문적 가치와 대안적 노마드의 삶의 방식을 연구하고, 다양한 인문학 콘텐츠로 활발한 대중 강연에도 나서고 있다. ‘인문학 노마드’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문학의 제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