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라는 단어 하나에 어깨가 움츠러드는 건 왜일까. 부모님께 효도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리지만 그 누구도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효도하는 방법을 딱히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는 ‘효도’라는 단어 앞에서 한없이 움츠러드는 것일까. 이혜미 작가의 말은 이렇다. 어릴 때는 아빠와 엄마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고, 세상에 전부였지만 점차 자라고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 살게 되면서 세계관이 넓어졌다는 것. 바쁜 일이 많아졌고, 부모님 외에도 소중한 사람이 많이 생겼다는 것. 그러는 사이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서랍 속 구석자리로 밀려 들어가버린 것이다. 누구나 그렇다. 항상 나를 바라봐주니 소중함을 모르고 살고 있다는 흔한 이야기는 너나 할 것 없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다.
집안일을 끝내고 한가로운 시간이 찾아오면 그제야 허리를 펴고 싸구려 인스턴트커피 한 잔을 즐기는 엄마, 바쁜 시간 속 순식간에 탁자 앞에 놓이는 국밥 한 그릇으로 한 끼를 때우는 아빠. 우리는 이렇게 모두 엄마의 향기와 아빠의 온기를 먹고 자라왔다. 저마다 빛깔만 다를 뿐 우리는 모두 향기 나는 시절을 지나왔다. 그 뒤로 아린 상처 몇 개쯤은 매달려 있을 테지만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 나의 어린 시절이 나를 그럭저럭 괜찮은 성인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니 말이다. 어느새 마흔을 앞둔 딸내미가 꽤 시간과 정성을 들여 아빠와 엄마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웃고 애달팠던 기억들을 꺼내놓았다. 독자들은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깔깔대다가도 나도 모르게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에 놀랄지도 모른다. 이제 아빠와 엄마, 부대끼며 산 형제자매들과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는 시간이다. 앞으로는 효도하리라는 다짐까지는 몰라도 아빠, 엄마에게 전화 한 통, 문자메시지 한 통이라도 할 마음이 들지 모른다. 그게 바로 저자의 속내다. 『효도하며 살 수 있을까』는 바로 지금 아빠, 엄마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살짝 등을 떠밀어주는 책이다.
Contents
프롤로그 | 아빠, 엄마와의 추억을 끄집어내는 애틋한 시간이 되기를
1장.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흙수저를 물려준 부모는 없다
그때 못한 사과, 지금 해도 될까요?
이제 어른이 되기로 했다
내 삶의 유일한 멘토
지금은 이해할 수 있는 아빠의 무모한 도전
첫째의 억울함 VS 둘째의 고충
우리는 부모님의 청춘을 먹고 자란다
커피 한 잔의 여유
국밥 한 그릇
3천만 원 모았니?
배를 한 척 살 수 있을까
맞아요, 우리 아빠는 자상해요!
어느 날 예고 없이 부모님이 집에 쳐들어왔다
궂은날이 좋아진 이유
내게는 평생 지켜야 할 사랑이 있다
2장.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발견했어
우리 딸, 하고 싶은 거 다 해
금수저가 부러우면 내가 금이 되자
엄마가 없어도 괜찮은 인간이 되었다
쑥떡 먹는 인증샷 속에 감춰진 비밀
우리는 맨날 반대하지만 지지하는 사이
엄마, 하고 싶은 거 다 해
외할머니가 빌려준 쌈짓돈
답장은 신속하게, 애정까지 담아야 제맛
요리를 못해도 괜찮아
인생도 길고 예술도 길다
아빠도 무거운 것을 들면 팔이 아프다
유튜버가 된 순이 씨
하고 싶은 것은 왜 그리 많았을까
로또에 당첨되면 좋았을 텐데요
예순 살의 첫 호캉스
3장. 함께한 추억, 함께 나눌 끝없는 이야기
아빠는 나 없으면 어떻게 살까
아빠도 아들 있는 집이 부러웠을까?
꿈과 희망의 부곡하와이
옛집이 허물어진다
내 뒤에는 수호천사가 있다
내 장르는 코미디, 그리고 해피엔딩
아빠를 트렌드세터로 인정합니다
놓친 버스가 가져다준 추억 하나
딸을 서울대 보내는 방법
미야, 혜미야, 이혜미!
통금을 지켜라, K장녀의 뒤늦은 깨달음
벚꽃 피는 계절에는 진해에 간다
중간에서 만나는 건 어때요?
다 같이 배고팠던 중국 유학시절
1960년대생들이 온다
부모님의 장례식, 어떻게 치를 건가요?
에필로그 | 우리가 부모님에게 배운 것들에 대하여
Author
이혜미
어릴 적부터 효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때때로 사고도 크게 치고, 여러 번 부모님 뒷목을 잡게 했지만 효녀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중입니다. 시골에서 개 다섯 마리를 키우며 낮엔 회사를 운영하고 아침과 저녁엔 글을 쓰며 삽니다. 지은 책으로는 『서른 살, 나에게도 1억이 모였다』가 있습니다. 장편소설 『강호에 비파소리』로 2022 무예소설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시는 부모님 덕에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효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때때로 사고도 크게 치고, 여러 번 부모님 뒷목을 잡게 했지만 효녀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중입니다. 시골에서 개 다섯 마리를 키우며 낮엔 회사를 운영하고 아침과 저녁엔 글을 쓰며 삽니다. 지은 책으로는 『서른 살, 나에게도 1억이 모였다』가 있습니다. 장편소설 『강호에 비파소리』로 2022 무예소설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시는 부모님 덕에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