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있는 기념일 중 하나를 골라 시와 편지로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고백하는 기념일 앤솔러지 『케이크 자르기』가 출간되었다. 11명의 시인이 시간을 눌러 쓴 페이지마다, 이미 각인된 누군가의 이름도 적혀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날의 장면도 드리워져 있다. 다 함께 모여 케이크에 초를 꽂고 단란하게 보내는 시간 뒤에는, 언제나 잠깐 암전되는 순간, 불이 꺼진 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희뿌연 시간도 있기에. 어쩌면 반짝이는 축하와 기념 뒤에서 홀로 어둠을 머금으며 자라온 날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마도 끝나버린 이야기, 어쩌면 다시 시작될 이야기……. 손바닥만 한 문고본에 담긴 시와 편지 속에는 언젠가의 우리의 모습이 일렁이고 있다. 생일부터 스승의날, 어버이날, 새해 전날과 12월 31일, 결혼기념일과 같이 매년 찾아오는 기념일부터 미래의 네 스물여섯 번째 생일, 독립, 졸업식, 이별, 그린데이 등 시인들마다 강렬하게 통과했던 기념일까지 다채로운 기억의 조각을 나눈다.
Contents
시작하는 글
12월 31일 / 권누리
[시] 아키비스트 [편지] 새에게,
생일 / 조해주
[시] 반려 [편지] 숙희에게
결혼기념일 / 김은지
[시] 모르는 세계 [편지] 조금 다른 결혼을 하려는 E님에게
스승의날 / 유계영
[시] 그림자놀이 [편지] 그늘과 그림자?나의 선생님들에게
독립 / 정다연
[시] 여기에 오고 싶었어요 [편지] 당신에게
졸업식 / 정재율
[시] 단추 나눠 가지기 [편지] _______에게
미래의 네 스물여섯 번째 생일 / 안태운
[시] 하오 [편지] 미래의 네 스물여섯 생일을 기념하며
이별 / 배수연
[시] 이별의 날 [편지] 루다에게
새해 전날 / 김유림
[시] 둥근 사과 한 알이 일으키는 반성은 둥근가? [편지] 동생에게, 아버지께, 독자께
그린데이 / 이은규
[시] 그린데이(GreenDay) [편지] 가로수길 열두 번째 나무 아래서 만나요
어버이날 / 임승유
[시] 남겨놓은 것 [산문] 옥산과 상추
Author
권누리
1995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9년 [문학사상]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한여름 손잡기』가 있다. 시와 소설을 쓴다.
1995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9년 [문학사상]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한여름 손잡기』가 있다. 시와 소설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