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아버지를 보살피고 관찰하며 느낀 것을 담백한 만화로 기록해온 김범석 작가의 첫 그림에세이 『제로노트』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치매 환자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면서 겪고 느낀 수많은 장면을 담담한 태도로 그려낸다. 함부로 감정을 호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사실적으로 마주하여 그린 만화를 트위터에 연재했을 당시 많은 독자의 공감과 응원을 받기도 했다. 우리 기억의 일렁임 속으로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아들로서의 자아를 앞세우지 않고, 오롯이 아버지의 깜빡이는 순간들을 담백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알츠하이머로 인해 기억을 소진해가는 과정으로서의 ‘제로’가 아니라, 타인을 기억하는 동안, 기억 속에서는 얼마든지 재회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으로서의 ‘제로’로 재구성된다.
Contents
Note 1.
서로의 속도가 달라서
징조 014
잃어버리기의 왕 017
또 어디 가세요? 020
호랑이보다 무서운 습관 027
강박증 034
수집의 기술 040
설거지 안 하면 안 돼요? 046
군것질 총량의 법칙 051
당신이 잠든 사이 063
이상한 꾀 078
행동에서 보이는 것들① 085
행동에서 보이는 것들② 096
위생과 반응 103
참을성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