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곳을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가? 섬은 그런 갈망을 충족시켜줄 완벽한 목적지다. 파라다이스와도 같은 열대의 섬을 꿈꾸는 이들은 물론, 사나운 파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황량한 바위섬을 원하는 이도 있을지 모른다. 섬은 언제나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그리고 그 환상은 가기 힘든 곳, 낯설고 신비로운 곳일수록 더 커지기 마련이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세상 끝 섬들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직접 그곳으로 여행을 떠날 필요는 없다. 지도책이 있으니까.
《머나먼 섬들의 지도》는 세상에서 가장 외딴 곳에 있는 55개 섬들의 지도와 이야기를 담은 아름답고 시적인 책이다. 이 섬들은 세계지도에서는 너무나 작아서 표시되지 않고, 심지어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여백 바깥으로 쫓겨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청회색 바탕의 바다 위에 흰색, 회색,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그 모습을 남김없이 드러낸다. 지도 속 섬들은 세상의 가장 외진 곳이면서도 중심이고, 고독하면서도 스스로 완벽하다.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그곳의 낯선 이름들을 읽노라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도 조금은 잦아들 것이다. 물론, 그 열병이 도리어 강해질지도 모른다.
지도를 봤다면, 지은이가 들려주는 섬마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보자. 섬을 무대로 한 인간들의 이야기, 때로는 섬이 스스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섬은 좁은 만큼 그곳의 모든 일들이 이야기가 되는 곳이다. 바깥사람들에겐 낙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부조리와 인간 간의 갈등이 더 극적으로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첫머리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낙원은 섬이다. 지옥 또한 그렇다”라고. 북디자이너이기도 한 지은이 유디트 샬란스키가 직접 지도를 그리고 디자인한 이 책은 출간된 해에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레드닷디자인어워드와 독일디자인어워드를 수상하였다.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된 초판에 새로운 머리말과 5개 섬(고프섬, 노스센티널, 아갈레가, 누쿨라엘라에, 미드웨이환초)을 추가하고, 2개 섬(파간, 타쿠)의 글을 고쳐 쓴 개정판이다.
독일의 작가이자 북디자이너. 1980년 구 동독 그라이프스발트에서 태어나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2006년에 발간한 독일 흑자체 모음집 《내 사랑 프락투르(Fraktur mon Amour)》으로 다수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소설 《너에게 파란 제복은 어울리지 않는다(Blau steht dir nicht)》(2008)로 독일 문단에 데뷔한 이후, 《머나먼 섬들의 지도(Atlas der abgelegenen Inseln)》(2009), 《기린은 왜 목이 길까?(Der Hals der Giraffe)》(2011)를 발표했다. 《머나먼 섬들의 지도》는 부흐쿤스트재단이 꼽은 2009년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Die Schonesten Deutschen Bucher)’에 선정되고 2011년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 선정되었으며, 《기린은 왜 목이 길까?》는 2011년 독일 문학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2012년에 또다시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에 선정되었다. 그 외 2013년에 레싱 상, 2014년에 문학관 상, 마인츠시 작가상, 2015년에 드로스테 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의 작가이자 북디자이너. 1980년 구 동독 그라이프스발트에서 태어나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2006년에 발간한 독일 흑자체 모음집 《내 사랑 프락투르(Fraktur mon Amour)》으로 다수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소설 《너에게 파란 제복은 어울리지 않는다(Blau steht dir nicht)》(2008)로 독일 문단에 데뷔한 이후, 《머나먼 섬들의 지도(Atlas der abgelegenen Inseln)》(2009), 《기린은 왜 목이 길까?(Der Hals der Giraffe)》(2011)를 발표했다. 《머나먼 섬들의 지도》는 부흐쿤스트재단이 꼽은 2009년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Die Schonesten Deutschen Bucher)’에 선정되고 2011년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 선정되었으며, 《기린은 왜 목이 길까?》는 2011년 독일 문학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2012년에 또다시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에 선정되었다. 그 외 2013년에 레싱 상, 2014년에 문학관 상, 마인츠시 작가상, 2015년에 드로스테 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