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에서 러시아 대표로 활약했던 벨랴코프 일리야가 러시아를 소개하는 책을 냈다. 벨랴코프 일리야는 러시아 출신으로 지금은 한국에 귀화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가 쓴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현재 러시아 사람들의 정서와 생각을 읽고 우리와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보여 준다.
이 책은 세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챕터는 러시아에 대한 편견을 다룬다. 러시아인은 왜 웃지 않는지, 전 세계에 퍼진 러시아 밈의 실체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로 러시아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두 번째 챕터는 소련이 붕괴한 이후 ‘요즘 러시아’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여 준다. ‘붉은 제국’ 소련이 망한 뒤 올리가르히가 등장하고 혼란 속에서 러시아인들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알면 지금의 러시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 챕터는 러시아의 문화를 소개한다. 각종 기념일이나 ‘미투’를 대하는 태도 등에서 러시아인이 역사를 받아들이는 방법, 서구와는 또 다른 그들만의 문화를 알 수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러시아 사람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관점이다. 러시아는 여러모로 특별한 나라다. 시차만 11시간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영토, 그에 비해 적은 인구(1억 4,000만 명), 시베리아부터 소치까지 온갖 기후를 한 국경 안에서 체험할 수 있는 나라. 수많은 소수 민족들이 러시아인으로서 살아가는 국가. 이야기할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런 것들을 하나씩 짚어서 공부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디테일한 요소를 하나씩 짚기보다는 러시아인의 세계관을 보여 줌으로써 러시아를 설명한다.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를 보여 준다. 왜 독재를 옹호하게 됐는지, 미국이나 북한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읽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러시아’는 우리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러시아 출신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한국인에게 러시아를 사려 깊게 설명한다. ‘지극히 사적인’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자신이 직접 겪은 러시아의 이야기를 한국에 전달하면서 오해를 풀고 서로 더 높은 수준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책을 읽고 나면 러시아와 짧지만 깊은 소통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러시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입문서다.
Contents
추천의 글
프롤로그
PART I. 편견을 깨고 본 러시아
·러시아인들은 같은 하루를 살지 않는다
·불쌍한 자 vs 나약한 자
·스킨헤드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는다?
Box. 러시아인과 한국인 사이
·‘피의 철도’에서 여행자의 로망이 된 시베리아 횡단 열차
·웃음에 진심을 담는 사람들
PART II. 붉은 제국, 그 이후
·기억 속에만 남은 사회주의 국가 소련
·자유를 혐오하는 러시아식 민주주의
·‘독재자’ 푸틴이 인기 있는 이유
·올리가르히, 그들이 사는 세상
·러시아는 북한의 친구인가?
·러시아는 한반도의 통일을 찬성할까?
PART III. 러시아의 일상
·러시아에는 네 종류의 인간관계가 있다
·스무 살이면 어른
·“배려받아야 할 여자 대통령을 어떻게 감옥에 보내나요?”
·감히 시궁창에서 백작으로 올라가다니
·한국에 비해 느릴 뿐이에요
·러시아식 이름, 어렵지 않아요
·사투리가 없는 러시아어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1월 7일입니다
·에필로그
·러시아어 알파벳
Author
벨랴코프 일리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극동국립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뒤에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언어학 박사 과정을 잠시 밟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러시아어 및 러시아 문화 객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JTBC ‘비정상회담’에서 고정 패널로 러시아를 대표했고,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비롯한 한국 문학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어 교재를 출판하기도 했다.
2016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극동국립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뒤에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언어학 박사 과정을 잠시 밟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러시아어 및 러시아 문화 객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JTBC ‘비정상회담’에서 고정 패널로 러시아를 대표했고,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비롯한 한국 문학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어 교재를 출판하기도 했다.
2016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