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장 피에르 뒤피가 규제할 수 없는 ‘경제’로 인해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를 조명한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경제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먼저 문제 삼는다. 경제의 위상은 그 한계를 크게 벗어나 있으며 사회 전반과 개인적 삶을 완전히 장악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경제는 정치를 말 잘 듣는 도구로 여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람들이 그것을 그저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와 사회의 뒤바뀐 위상을 되돌려 놓기 위해 저자는 ‘합리적 비관론’ 혹은 ‘식견 있는 비관론’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그리고 기후 변화가 가까운 미래에 큰 재앙을 일으킬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의 전제 조건은 무엇보다 정치인들이 더 이상 경제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대한 재앙이 임박해 있음을 알려 주는 정보가 도처에 널려 있어도 우리는 그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한다. 지식이 믿음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합리적 비관론’이 취하는 방법은 재앙의 도래가 ‘우리의 운명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인데, 이때의 운명은 우리가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는 운명이다. 저자는 최악의 경우를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간주함으로써 그것을 막기 위해 모든 지능과 상상력, 결단력을 동원할 것을 역설한다. ‘합리적 비관론’을 통해 우리 스스로 예상한 미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Contents
서문: 정치, 경제의 현혹에서 벗어나기
1장 경제와 악의 문제
1. 악의 문제
2. 경제의 폭력
3. 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경제
4. 경제와 성스러움
5. 경제의 자기 초월성과 패닉
6. 경제에 의한 윤리의 타락
2장 자기 초월성
1. 가격의 자기 초월성
2. 자기 초월로서의 미래
3. 금융 위기에 대한 공적 발언
4. 대참사와 의사소통
5. 말 없는 자기 초월성
6. 고문의 아바타들
7. 정치적 자기 초월성
3장 종말의 경제와 경제의 종말
1. 앞날의 문제
2. 경제와 죽음
3. 통계상 사망과 가상 사망의 경제
4. 기다림: 자신의 죽음과 거품 붕괴
5. 종말의 경제
결론: 운명론에서 벗어나기
부록: 시간의 역설
주
옮긴이의 글: 경제에 던지는 관념적 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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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장 피에르 뒤피,김진식
파리 공과대학(에콜폴리테크니크)과 스탠퍼드 대학의 명예교수. 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1941년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주로 사회 철학과 정치학, 과학기술 윤리를 강의했다. 주요 저서로 《질서와 무질서 Ordres et Desordres》(1976), 《사물의 지옥 L’enfer des choses》(1979, 공저), 《양식 있는 재앙론을 위하여 Pour un catastrophisme eclaire》(2002), 《재앙이냐 생명이냐 La Catastrophe ou la vie》(2021) 등이 있다.
파리 공과대학(에콜폴리테크니크)과 스탠퍼드 대학의 명예교수. 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1941년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주로 사회 철학과 정치학, 과학기술 윤리를 강의했다. 주요 저서로 《질서와 무질서 Ordres et Desordres》(1976), 《사물의 지옥 L’enfer des choses》(1979, 공저), 《양식 있는 재앙론을 위하여 Pour un catastrophisme eclaire》(2002), 《재앙이냐 생명이냐 La Catastrophe ou la vie》(202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