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동 지역은 이질적인 종교와 민족 갈등, 그리고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이 작용하면서 총성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지구촌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에는 네 차례 걸쳐 전쟁이 벌어졌다. 이 네 번의 전쟁 중에서도 특히 욤 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이 아랍군의 기습공격으로 파멸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해서 현대사에 유례없는 군사적 대역전극을 펼친 극적인 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1973년 10월 6일 이스라엘의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유대교의 속죄일)에 이스라엘군이 방심한 틈을 타 시나이 반도와 골란 고원 두 전선에서 이집트군과 시리아군이 기습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한다. 욤 키푸르에 전쟁이 발발했다고 해서 이스라엘에서는 제4차 중동전쟁을 욤 키푸르 전쟁이라고 부른다. 당시 이스라엘은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쟁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 초기에 6일 전쟁의 패배를 설욕하려는 아랍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전쟁 초기에 아랍군은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으로 잃은 영토와 실추된 국가적 명예를 회복하고자 강한 승리 의지를 가지고 싸웠고, 이에 맞선 이스라엘군은 처음에는 고전하다가 파멸 직전의 조국 이스라엘을 구하려는 일선 병사들이 강한 애국심과 끈질긴 생존의지로 사투를 벌이면서 반격에 성공해 전세를 역전시키고 유엔, 미국, 소련의 중재로 휴전을 맞게 된다.
전쟁이 발발하기 훨씬 이전부터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정보들이 무수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 정보국은 물론 군 수뇌부, 정치지도자들은 욤 키푸르 당일에 전쟁이 발발할 때까지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그 많은 정보들을 무시했고 전쟁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쟁 전 이스라엘 참모본부는 당시 36개월인 현역 복무기간을 3개월 줄이는 조치를 준비하기까지 했다. 전쟁 발발 하루 전 10월 5일에 군사위성이 촬영해 지상으로 송출한 사진에 이집트군 5개 사단이 전투 준비를 완전히 마친 상태로 수에즈 운하 서안에 전개한 모습과 물가에 가교 장비며 고무보트가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찍혀 있고, 또 골란 고원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최고 수준의 전시편제를 갖춘 시리아군 5개 사단이 얇은 이스라엘군 방어선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 찍혀 있는 등 누가 봐도 전쟁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들 앞에서 이스라엘은 전쟁을 막기 위해 먼저 공격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제공격을 당하고 전쟁 초기에 파멸 직전의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전 세 차례의 중동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이스라엘이 전쟁을 예측하지 못하고 전쟁 초기에 이집트군과 시리아군의 기습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왜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그 많은 정보들을 무시했을까? 뒤늦게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전쟁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을 주저했는가? 욤 키푸르 전쟁을 파고들면 들수록 이해하기 힘든 점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당시 『예루살렘 포스트』 종군기자로서 직접 전쟁을 취재했던 아브라함 라비노비치는 전쟁이 끝나고 20년 후 당시 관계자 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와 방대한 관련 문헌들을 바탕으로 5년간 수수께끼와도 같은 욤 키푸르 전쟁의 전모를 담은 이 책의 초판을 2004년에 출간했다. 그리고 그 뒤 검열 해제로 드러난 사실들을 추가한 개정판을 2014년에 출간했다. 이 책은 검열 해제로 드러난 욤 키푸르 전쟁의 진실을 추가한 개정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중동의 정치 및 군사 문제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자는 오랫동안 검열로 인해 가려져왔던 욤 키푸르 전쟁의 진실들을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문점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Contents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프롤로그
제1장 모래 위의 발자국
제2장 농부 옷을 입은 남자
제3장 비둘기장
제4장 바드르
제5장 착각
제6장 폭풍 전야
제7장 요르단 국왕의 방문
제8장 칼집에서 칼을 뽑다
제9장 카운트다운
제10장 욤 키푸르의 아침
제11장 이집트군의 도하
제12장 전차의 굴욕
제13장 동원령
제14장 시리아군의 돌파
제15장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제16장 남부 골란 고원 상실
제17장 콩나무
제18장 나파크 전투
제19장 고립되다
제20장 키를 잡은 손
제21장 반격 실패
제22장 다마스쿠스를 폭격하라
제23장 바닥을 치다
제24장 골란 전선 반격
제25장 이라크의 개입
제26장 초강대국들
제27장 사령관 교체
제28장 도하 결단
제29장 용감한 사나이들
제30장 중국농장
제31장 교량
제32장 아프리카로 건너가다
제33장 돌파
제34장 키신저, 전면으로
제35장 휴전
제36장 수에즈 시
제37장 핵전쟁 경보
제38장 전쟁이 끝나고
주(註)
참고 자료
옮긴이 후기
Author
아브라함 라비노비치,이승훈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미 육군에서 복무했고, [뉴스데이(Newsday)] 기자로 활동하다가 [예루살렘 포스트Jerusalem Post)]로 자리를 옮겼으며,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월스트리트 저널(Wallstreet Journal)],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뉴 리퍼블릭(New Republic)] 및 기타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지상의 예루살렘(Jerusalem on Earth)』을 비롯한 다섯 권의 책을 집필했다.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살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미 육군에서 복무했고, [뉴스데이(Newsday)] 기자로 활동하다가 [예루살렘 포스트Jerusalem Post)]로 자리를 옮겼으며,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월스트리트 저널(Wallstreet Journal)],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뉴 리퍼블릭(New Republic)] 및 기타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지상의 예루살렘(Jerusalem on Earth)』을 비롯한 다섯 권의 책을 집필했다.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