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좋아합니다. 세상의 온갖 생채기들과 협잡(挾雜)의 자국들을 바다로 씻어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시간과 공간이 친밀한 정도에 따라 자리합니다. 때로는 곁에 있어도 서로에 대한 간극이 너무 커서 서로가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져 있을 때도 있지요. 각자의 주어진 시간은 소중한 이들과 함께 나누기를 소망합니다. 수많은 상처들이 바다로 모여 울부짖어 파도를 만들고, 그 부딪힘이 격랑의 시간이 되어 뭍으로 다시 올라오게 마련이지요. 그럴 때마다 끝없이 순환하는 삶의 질서를 깨닫곤 합니다.
우리 곁에 한 사람만 있어도 외롭지 않습니다. ‘그 사람’ 같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사람과 관계에 관계를 더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면, 그 관계의 끝이 외로움이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외롭지 않도록, 외로움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외로우니까 외롭지 않도록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Contents
작가의 말 1
작가의 말 2
1부 사랑이란
나, 사랑해? | 사랑은 그런 줄 알았어요 | 그대와 함께 | 대화 | 꽃
2부 가령, 이별
어떤 이별 | 꼬마가 본 이별 | 일상의 이별 | 이별에 앞서 | 가령, 이별 | 삭제된 인연
3부 어린 기억
신체검사 | 아랫목 추억 | 승천 | 대명책방 | 활자에 빠지다
4부 청춘, 아름다웠을까
청춘, 아름다웠을까 | 청춘, 한 번이면 족한 | 갓 스물 그대들에게 | 부끄러운, 그러나
5부 나이듦에 대하여
운동하고 있는데 1 | 운동하고 있는데 2 | 나도 할머니라 불리울까 | 기억을 지우는 차 | 빈 배 | 각질
6부 동화처럼
호야의 그림자 | 준호의 장미꽃 | 폐교 2018
7부 소설처럼
남자 이야기 | 여자 이야기 | 남자 그리고 여자 이야기 | 새벽, 불빛
8부 영화, 그대로의 세상
예술의 길은 멀다 | 영화 미드나잇 썬, 그리고 아줌마 |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내 모습이 | 러브 스토리 | 밥정
9부 어떤 하루
잠 안 오는 밤에 | 기다림의 차이 | 맨질맨질한 하루 | 더부살이
10부 우체국 앞에서
봄날의 안부 | 바다는 잘 있을까요? | 편지가 그리운 날의 독서 ‘친애하는 미스터 최’ | 편지의 힘 | 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