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인간을 지배하는 다양한 코드와 힘겨운 싸움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스템이 되어버렸다. 그 와중에도 처해진 환경에 매몰되지 않고 무언가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즐길 줄 아는 자라면 그건 아마도 진정한 ‘호모 루덴스’가 아닐까. 그 루덴스 적 삶을 살기 위한 방법들 중에서 ‘문학’이란 놀이를 통해 인간은 충분히 삶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그로인해 호모 루덴스는 늘어날 것이며, 문학은 더 깊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진정한 ‘호모 루덴스’를 새롭게 찾아내어 복귀시키는 일이며, 그것이 곧 문학적 ‘호모 루덴스’를 현대적으로 읽어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은 호모 루덴스로 살아가기 위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 중 하나인 시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인간의 가장 어려운 과제인 ‘노동과 놀이의 경계’를 지워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실천 방식을 예술행위로 본다. 호모 루덴스적 인간, 호모 테이스트쿠스적 인간, 호모 스피리투스적 인간, 호모 파베르적 인간, 이렇게 네 영역으로 나누어 인간이 잃어버린 놀이의 세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그들의 치열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시세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필자의 글쓰기가 시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미력하나마 시적 분석과 이해를 위한 비평이기를 희망한다.
Contents
Prologue
호모 루덴스의 노동과 놀이의 경계 _ 13
지적 노동과 지적 놀이의 비극적 한계
Ⅰ. 호모 루덴스 (Homo Rudens)
1. 기호와 변전(變轉)의 미학 _ 25
박상순, [6은 나무 7은 돌고래]
2. 집착을 초월한 자유와 실존에 대한 물음 _ 44
박남철, 박찬일 ; 초기화 될 수 없는 실존과 절망의 언어들
3. 시의 미적거리와 이미지의 형상화 _ 58
심언주, 마경덕, 김성대 ; 심미적 거리두기와 시적 자유
4. 부존재증명을 위한 관찰자의 눈 _ 68
염민기와 김제욱 ; 관찰자로서의 시선과 사유의 세계
5. 예술성과 대중성의 경계 _ 82
조민, 오늘, 윤관영 ; 빛깔이 같은 시인들의 시선
Ⅱ. 호모 테이스트쿠스 (Homo Tastecus)
1. 문명과 야생의 경계 _ 97
송찬호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2. 진정한 활과 리라의 시 정신 _ 109
유종인 시의 자유를 닮은 시적 촉수
3. 묘사와 진술, 리듬의 미학 _ 120
김두안 시의 진정성과 생명력
4. 시인, 아폴론의 후예들 _ 130
따로 또 같이 빛나는 시인들; 장석주, 문태준, 이대흠, 손택수, 정원숙의 시
5. 감각과 감성의 미적세계 _ 147
류인서, 박라연의 시를 체험하는 두 가지 방식
Ⅲ. 호모 스피리투스 (Homo Spiritus)
1. 비극적 환상성과 존재의 시학 _ 163
김성규, [너는 잘못 날아왔다]
2.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환상적 은유 _ 174
차창룡과 이효인 ;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일상의 문
3. 삶과 죽음의 세리머니 _ 189
조동범 시집 [카니발]
4. 고통과 슬픔을 응시하는 특별한 시선 _ 200
정다혜의 [스피노자의 안경]
Ⅳ. 호모 파베르 (Homo Faber)
1. 동화 비평/ 안데르센, [치통아줌마] _ 211
‘나’의 시인되기 꿈과 치통의 치환
2. 희곡 단평/ 장창호, [ㅅㄹㅎ] _ 223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희극과 비극
3. 영화 서평/ 윤제균, 《국제시장》 _ 228
그 흔한 소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4. 방문 인터뷰/ ‘옹기와 자기, 詩를 만나다’ _ 234
헤이리 ‘한향림 갤러리’에서
Epilogue
문학이 일상 속에서 놀이가 된다면 _ 245
디지털 시대의 문학과 다양한 콘텐츠(게임, 오락, 애니메이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