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 근현대 시인들이 숨겨 두었던 질문, 혹은 의도하지 않았던 질문들을 복원하여 그것을 현재의 문제와 연결하는 시도의 산물이다. 그런 질문은 지배적인 관점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지점, 그리고 결코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보고 듣게 만든다. 이것은 랑시에르의 시도에 닿아 있다. 그는 일찍이 역사는 항상 승자의 기록이며 이름을 남긴 유명한 사람들의 것이라는 상식에 반대하여,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이름을 남기지 못한 사람들에게 역사를 돌려주려고 했다. 현재의 역사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미는 작업을 수행한 것이다. 기존의 역사 체계에서는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 설사 말을 한다 해도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랑시에르는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려 한 것이다. 더구나 그들의 말 속에서 현재의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모색하려고도 했다. 그들의 문제의식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Contents
머리말 질문은 나의 힘
1부 시인론
1장 | 시의 언어는 번역 가능한가: 김억의 시론
‘근대시=자유시’의 문제 | 시의 시대와 자유시의 시대| 산문시대 ‘운문=시’의 존재 이유| 기의와 기표, 그리고 정확성의 척도 | 번역불가능성을 통한 시적 번역의 개방| 수용과 저항 사이
2장 | 사물의 언어를 체험할 수 있는가: 박용철의시론
표현의 시론| 낭만주의를 넘어서| 무명의 주객동일성| 미메시스와 사물의 언어| 객체 속에서 소멸하는 주체의 언어
3장 | 시조는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는가: 이병기의 시조
현대시조의 조건 | 전통을 복원하는 두 가지 방법: 최남선과 이병기의 거리| 현대시조의 리듬론: 자유시 지향성| 현대시조의 언어론: 고시조 지향성| 현대시조와 한글 문체의 개혁
4장 | 시적인 것은 어디에 숨겨져 있는가 : 박두진의수석시론水石詩論
수석시와 수석시론의 위상| ‘수석=시’라는 깨달음| ‘신앙=시’의 완성| 순수와 초월을 향하는 시인| 수석시론이 도달한 곳
5장 | 다시 무엇을 위한 시인인가: 신동엽의 시론
시론과 시인론 사이| 지地 , 세계와 대립하기까지| 천天 , 천지인의 대두| 인人 , 시인의 사명| 천지인과 시의 모델| 유토피아를 꿈꾼 시인
6장 | 저주받은 시인은 어떻게 자기의 길을 만드는가 : 오장환의 시
이중의 소외| 전통의 안과 바깥| 도시와 고향의 사이| 오장환의 자리
7장 | 고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규동의 시
경계인으로서 월남민 | 월남민의 모더니즘| 고향의 존재와 비존재| 고향과 소통하는 자연의 언어| 경계선 체험과 월남민 의식
2부 주제론
8장 | 시와 노래는 어떻게 만나는가: 시와 가곡
근대시의 성립 이후 ‘시가詩歌 ’의 문제| 가곡 성립의 조건으로서 근대시의 확립| 시조와 가곡의 연대| 동요에서 재현되는 창가 이미지| 잡가에서 민요를 구해 내는 가곡| 이념의 강요에 따른 개작의 폭력| 가곡의 모순적 성격과 문학사의 이면
9장 | 시에 남아 있는 샤머니즘의 흔적은 무엇인가 : 근대시와 샤머니즘
문학에서 추방되는 샤머니즘 | 샤먼의 귀환: 최남선의 경우| 샤먼의 상상력: 김소월의 경우| 샤먼의 기억: 백석의 경우| 샤먼의 신화; 서정주의 경우| 종교문학으로서의 샤머니즘 문학
10장 | 바다도 물아일체의 대상인가: 시인과 바다
바다에 대한 물아일체의(불)가능성| 고전시가의 바다: 바다에 대한 물아일체의 조건으로서 ‘육지의결여’ | 근대시의 바다 1: 자연으로 위장한 문명 비문명의 바다| 근대시의 바다 2: 타락한 문명과의 물아일체| 바다의 수사학을 위하여
11장 | 문학이론은 문학에 무슨 짓을 하였는가: 이론 이후의 문학비평, 문학연구
문학과 철학, 과학| 이론과 문학의 위기| 문학비평과 철학| 문학연구와 역사| 문학과 인문학의 위기
12장 | 근대적 문학교육은 왜 실패하였는가 : 문학이론과 문학교육이론
문학의 위기와 문학교육이론의 성장| 문학이론과 문학교육이론| 근대적 문학교육과 근대문학의 교육| 문화연구, 문학교육이론의 새로운 동반자| 진정성의 소멸과 문학교육의 미래
13장 | 디지털 시대, 시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디지털 시대의 문학교육
문학과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와 새로운 중세| 디지털 글쓰기와 패러디| 문학교육과 문학제도교육| 칸트와 순수문학비판
Author
오문석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졸업하 고, 현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백년의 연금술』, 『근대시의 경계적 상상력』, 『현대시의 운명, 원치 않았던』, 『현대시론』(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바흐친의 산문학』(공역), 『자크 데리다의 유령들』, 『정치, 문화, 인간을 움직이는 95개 테제』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졸업하 고, 현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백년의 연금술』, 『근대시의 경계적 상상력』, 『현대시의 운명, 원치 않았던』, 『현대시론』(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바흐친의 산문학』(공역), 『자크 데리다의 유령들』, 『정치, 문화, 인간을 움직이는 95개 테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