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 여성은 구조적으로 강요된 여성적 질곡의 희생에서 피할 수 없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 스스로 제도적 구속, 성별적 차별 속에서 자신들이 희생자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 자신의 삶을 가장 표준적인 삶이었던 것으로 오인하고 자식과 그리고 그들의 후손들에게 자신의 길을 권유해 왔다. 유교적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삼종지도와 칠거지악이라는 굴레를 변형한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조차 자기모순적 이념 속으로 몰아넣기 위해서 「계녀가」와 「도덕가」를 통해 역사적 모순을 누대에 걸쳐 계승하도록 만든 비극의 흔적들이 내방가사 곳곳에서 실루엣처럼 피어올랐다 사라지기도 한다. 독성이 마치 신성처럼 미화되고 전도된 굴레였다. 이것은 분명 비극이었다.
이러한 한국 여성의 삶은 형식과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세계 모든 여성들의 삶에 두루 해당되는 근원적인 비극일 수 있다. 결혼과 임신, 자식의 교육과 혼인, 그리고 자신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가사 노동과 희생적 삶은 여성에게 부여된 근원적인 굴레였던 것이다. 한국의 여성, 조금 앞선 시기의 조선 후기의 여성으로부터 현재까지의 여성들은 자유교육이 시행되기 이전까지는 가정 내 모든 생산의 주체였다. 인구 생산자인 동시에 농경 생활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가정경제의 주체이면서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다시 자식들에게 계승시키는 교육의 주체로서 역할 했다.
Contents
[제1부] 내방가사의 향유자 의식과 그 표출 양식
제1장 내방가사의 언술구조와 향유층의 의식 표출양상
제2장 내방가사에 나타난 여성적 삶의 원리와 체득 방식
제3장 내방가사의 작가 의식과 ‘탄(歎)’
제4장 자각하는 여성과 그들에 대한 종교적 관심
제5장 내방가사의 위상에 대한 새로운 조명
제6장 내방가사의 전승과정과 향유층의 의식 연구
[제2부] 현대 내방가사의 작자와 향유자
제1장 영남 내방가사의 맛과 멋
제2장 경북의 내방가사는 지금도 창작되고 있다
제3장 내방가사 향유자들의 문명 인식과 그 표출 양상
제4장 [구술 채록] “내 삶하고 같은 가사라고 보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