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에서 육당만큼 평가의 격차가 심한 경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한 인간이 살아온 내력을 검토해 보면, 전일성이라든가 완벽성과 같은 언사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된다.
육당은 반만년의 미몽을 일깨우고 근대라는 거대한 성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필생의 과업인 계몽사상은 일본 제국주의라는 거대한 벽 앞에 필연적으로 막힐 수밖에 없었다. 해방 이후 시도된 육당에 대한 해석들은 상호연관성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보려하였으며 냉철한 윤리적 잣대로만 재단하려 했다.
근대는 여전히 진행형일 수밖에 없고, 또 계몽의 기획이야말로 그때나 지금이나 더욱 절실한 당면과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일궈낸 사유와 업적들은 과거의 텍스트 속에 묻혀버린 것이다. 그 위를 덮고 있는 것들이 그 사람의 전부가 되었기에, 이제 갇힌 텍스트들은 소생의 나팔 소리를 듣고 깨어나야 한다. 그것이 어쩌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소명일 것이고 잃어버렸던 역사에 대한 정당한 복원이 될 것이다. 육당학의 출발은 바로 이런 전제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Contents
[머리말] 근대의 길을 내고 민족을 발견하다
[제1장] 계몽의 기획과 글쓰기
1. 중인계층의 역사적 위치
2. 시대를 이끌어가는 힘으로서의 ‘바다’와 ‘소년’
3. ‘조선주의’라는 중심화 전략의 이념적 실체
4. 계몽의 기획과 그 한계
[제2장]『경부철도노래』와 계몽의 기획
1. 교통과 공간의 축소
2.『경부철도노래』에 나타난 계몽의 기획
3. ?경부철도노래?의 시사적 의의
[제3장] 신체시에 나타난 바다와 소년의 의미
1. 근대를 설계하고자 하는 여정
2. 계몽의 수단이자 주체로서의 ‘바다’
3. 계몽의 대상이자 주체로서의 소년
4. 계몽주의자에서 민족주의자로
[제4장] 태백산 사상과 조선적 정체성
1. 신체시가의 변모
2. 신체시에 나타난 태백산의 세 가지 의미
3. 태백산 시가의 시사적 의의
[제5장] 조선적 특수성으로의 시조와 그 음역
1. 육당과 시조
2.『백팔번뇌』의 의미구조
3. 육당 시조의 의의
[제6장] 조선의 정체성과 실천적 글쓰기로서의『백두산근참기??
1. 백두산에 오른 목적
2. 현실 인식과 확인으로서의 백두산 기행
3. 새로운 예비 질서로서의 백두산 기행
[제7장] ?자열서?연구 -한국의 제퍼슨인가, 혹은 변절자인가
1. 육당학의 전제 -텍스트와 환경의 유기적 관계
2. 참회록으로서의 ?자열서?
3. 조선심의 정점으로서의 불함문화, 그리고 단군학
4. 육당은 한국의 제퍼슨인가 아니면 변절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