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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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05/10
Pages/Weight/Size 128*182*20mm
ISBN 9791187093244
Categories 에세이
Description
어떤 여행에도 길어 올릴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같은 곳에서 다른 멋을 찾아내는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시선


여행전문기자 10년. 보통 1주일에 한 곳씩 여행 기사를 쓰니 어림잡아도 500여 곳을 여행한 사람에게 여행이란 뭘까? 저자인 강경록에게 여행은 무엇보다 즐거움이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뛰어난 풍광, 줄 서는 맛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 할 ‘핫 스폿’에만 있지 않다. 그에게 여행의 즐거움이란 의미가 더해지는 것으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 건물이나 장소, 음식과 생활 등이 품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비롯된다. 그리하여 여행은, 오감에 더해 작은 속삭임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마음을 활짝 열었을 때야 온전해진다. 그 온전함으로부터 생의 갈라진 틈에 스며들어 채울 새로운 이야기들이 고이기 시작한다. 사소하지만 단단해 스러지지 않고 씩씩하게 버텨줄.

이 책에는 저자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이야기, 그래서 본인의 새로운 이야기가 된 여행지 40곳이 담겨 있다. 일부는 이미 너무 유명한 곳이고, 많은 이들이 다녀와 여행기를 남긴 곳이기도 하지만 저자만의 사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이야기들이 하나씩 숨어 있다. 숲에서 깨달음을, 호수에서 예술을, 마을에서 애환을, 꽃에서 사람을 찾아내는 그만의 내밀한 이야기가 직조된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 품은 이야기를 향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계절 화보를 넘기면 가장 먼저 숲의 향연이 펼쳐진다. 긴 들숨으로 억척스레 버텨낸 일상을 뒤로하고 잠시나마 긴 날숨으로 평안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숲 이야기는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을 하는 듯한 기분에 들게 한다.

숨을 고르고 나서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것이 순서. ‘눈이 열리고’ 모둠에서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산과 호수, 강과 계곡, 바다와 섬을 만나고, 이어지는 ‘피안에 깃들고’ 모둠에서는 오래도록 걷고, 머물고 싶은 풍경과 이야기가 담긴 곳으로 떠난다. ‘멀리 향기롭고’에서는 코끝이 아닌 마음에 잔향을 남기는 씩씩하고 강건한 꽃들의 속삭임을, ‘이야기를 만나고’에서는 마을과 그 마을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의 여행 친구는 저자를 일컬어 ‘못되고 악랄한 완벽주의자’라고 평했다. 마음이 산란하고 소란할 때, 그 무엇도 명확하지 않아 알던 길도 흐릿할 때, 이 못되고 악랄한 완벽주의 여행기자가 그려놓은 길을 따라 찬찬히 걸으며 심호흡해보는 것은 어떨까?
Contents
숨을 고르고

은은하게 퍼지는 달고 시원한 공기 | 경기 남양주 국립수목원
한 걸음씩 비우고 마침내 버려내면 | 강원 평창 오대산 선재길
제 발걸음 소리만 데리고 걸어도 좋은 | 충북 옥천 화인산림욕장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겨울의 목(木) 소리 | 대구 팔공산 북지장사 솔숲 길
달뜬 욕망이 사소해지는 정원 | 경북 군위 사유원
오롯한 자연이 함께 발걸음을 맞추는 | 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
비 내리면 더 신비롭고 애틋한 | 부산 기장 아홉산 숲
그저 걷고 숨 쉬는 것만으로도 |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

눈이 열리고

한 굽이 깊어질수록 짙어지는 | 강원 삼척 응봉산 덕풍계곡
추억은 안개로 피어오르고 | 강원 횡성 횡성호 둘레길
꿈인 듯 아른한 신비 한 자락 | 강원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
태고의 자연이 시간으로 깎아낸 절경 | 강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
가슴 먹먹해지도록 티 없이 맑은 | 충북 단양 제비봉과 충주호
절정을 넘어 경외가 된 아름다움 | 광주 무등산 돌기둥
발그레 수줍다가도 결국 타오르는 | 전남 신안 홍도
달 뜨는 산허리에 달뜨는 마음 | 전남 영암 월출산

피안에 깃들고

천년 물길 따라 잔잔히 굽이치는 | 충북 영동과 경북 상주 구수천 팔탄 천년 옛길
때로는 가까이 종종 멀리 | 충북 청주 대청호
그리는 마음이 보드라운 까닭은 | 충남 태안 내파수도
느릿하게 깊숙하고 완벽하게 고요한 | 전북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관방제림 그리고 죽녹원
잊힌 이야기와 오늘의 예술가가 만나면 | 경북 안동 예끼마을
인고의 세월을 버텨낸 거목의 안온한 품 | 경북 성주 성밖숲
섬마을의 고된 삶이 들어찬 논배미 | 경남 남해 다랭이논
골골이 소문처럼 번지는 가을 호수의 아침 공연 | 경남 밀양 위양지

멀리 향기롭고

봄바람에 넘실넘실 꽃 멀미도 반가운 | 경기 안산 풍도
가파른 절벽 위 시리도록 처연한 | 강원 정선 동강
예쁘고 씩씩한 것들이 흐드러지게 춤을 추는 | 강원 태백과 정선 분주령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 전북 완주 금낭화 군락지
산자락을 압도하는 노란 꽃의 기세에 반할 | 전북 무주 적상산 노랑매미꽃 군락지
그늘마저 붉은 꽃바다 |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 숲과 백운동 별서정원
설움이자 희망인 나무가 꾸는 꿈 |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
향은 깊고 마음은 통하고 | 경남 양산 통도사 자장매

이야기를 만나고

서러운 마음이 덩그러니 | 인천 강화 교동도
속절없는 시간이 잠시 고여 | 충남 서천 판교마을
꿈이 무너진 자리에 흔적으로 남아 | 충남 예산 임존성
마을의 일상이 나의 일상으로 | 충남 공주 제민천
역사의 고단함이 더께처럼 내려앉은 | 부산 감천마을과 비석마을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깨우친 | 경남 고성 학동마을
대대로 내려온 부자의 기운 | 경남 진주 승산마을
간절한 기원은 하늘에 닿아 | 경남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
Author
강경록
“자연은 말이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여행의 매력입니다. 자연은 거대한 노목처럼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제자리에서 언제 찾더라도 똑같은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더군요. 물론 사시사철 제각각 다른 옷을 차려입기는 합니다. 언제 찾아가더라도 똑같은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그리고 저라는 존재를 온전한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더군요. 저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없고, 더 잘하라고 다그치지도 않아요. 오히려 제가 자연을 속이고 기만했지요.

이데일리라는 신문사에서 10년간 여행전문기자로 살아오면서 느낀 여행의 묘미였습니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국내외를 누비며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음식과 각종 정보를 독자들께 전했습니다. 지금은 잠깐 여행을 소개하는 대신 직접 즐기고 있습니다. 대신 이데일리 문화부를 맡아 우리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 그리고 여행과 스포츠까지 다양한 인문학을 경험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말이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여행의 매력입니다. 자연은 거대한 노목처럼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제자리에서 언제 찾더라도 똑같은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더군요. 물론 사시사철 제각각 다른 옷을 차려입기는 합니다. 언제 찾아가더라도 똑같은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그리고 저라는 존재를 온전한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더군요. 저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없고, 더 잘하라고 다그치지도 않아요. 오히려 제가 자연을 속이고 기만했지요.

이데일리라는 신문사에서 10년간 여행전문기자로 살아오면서 느낀 여행의 묘미였습니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국내외를 누비며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음식과 각종 정보를 독자들께 전했습니다. 지금은 잠깐 여행을 소개하는 대신 직접 즐기고 있습니다. 대신 이데일리 문화부를 맡아 우리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 그리고 여행과 스포츠까지 다양한 인문학을 경험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