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b에서 정철훈의 [감각의 연금술]이 출간되었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저널리스트인 정철훈이 2000년 이후 한국 문단에서 가장 첨예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48명의 젊은 시인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여기서 ‘젊다’는 것은 나이의 젊음이 아니라 ‘감각’의 젊음을 지칭한다. 그들의 시엔 어떤 감각이 꿈틀대고 있는가.
그들은 자신만의 언어적 역동성과 불온성으로 우리 시대의 감각을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그들의 존재가 귀한 것은 기성세대가 구축해놓은 언어 미학을 초과하는 감각의 폭주에 있을 것이다. 그들이 벌이는 카니발은 언어의 무한 놀이를 통해 기존 상징 질서를 교란하는 일종의 사건이기도 하다. 그들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문화적 다원주의를 포착한다.
이 책은 강정 황병승 조연호 김경주 최치언 김이듬 안현미 유형진 강성은 이영주 정한아 이제니에서 1980년대생인 이이체(1988년생), 김승일(1987년생), 오은(1982년생)에 이르기까지 한국시단의 ‘이단아’를 망라하고 있다. 그들이 ‘감각의 연금술’이라는 이름의 카니발에 우리를 흔쾌히 초대했으니 그 카니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감각의 확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책을 묶으며 5
제1부 모독된 자아를 견디는 힘
김경주―몸속에 떠도는 시차라는 문양 15
김승일―부정의 힘으로 던지는 돌직구의 언어 22
강 정―랭보가 되고 싶은 심미주의자 29
조연호―무의식에서 발원하는 음악적 비문 35
김성대―모스부호를 치는 토끼의 발명 42
박진성―병이라는 경보장치가 울린 시 47
이장욱―세계의 끝에서 태어나는 시적 예감 54
심보선―1.5인칭 공동체 언어 60
제2부 환상으로 채색된 기억 속의 매혹
김중일―후렴의 시간을 허밍하다 71
손택수―잃어버린 유토피아의 신화적 복원 77
여태천―헛스윙, 당신을 위한 랩소디 83
오 은―시대를 읽는 청춘의 언어유희 87
박성준―두 개의 혀를 가진 디지털 래퍼 92
이이체―유언의 어떤 유형 97
서효인―장외 홈런의 승부사 103
장이지―어머니 마음 같은 초심의 계보학 111
제3부 이브 해방의 약사
김민정―고탄력 검은 유희로의 질주 119
김선우―몸에서 피어난 생태적 여성주의 124
김이듬―금지된 것을 거부하는 여전사 130
안현미―슬픔을 채색하는 환상적 서정 136
이영주―언니를 찾습니다 141
이 원―영원으로 가는 역마차를 탄 순간주의자 147
이제니―언어로 언어를 말하는 이브의 반란 152
진은영―정치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의 분배 158
제5부 운명을 만나는 방법
김태형―온몸으로 수신되는 주파수 221
유희경―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226
이기인―노동시의 새로운 실험 232
박장호―언어로 우려낸 진짜배기 공룡 사골탕 238
박후기―가족도감의 유전자 244
장석원―이질적 기억을 뒤섞는 하이브리드 원심력 248
최금진―불행과 허기를 꿰뚫는 상생의 생태학 255
최치언―구술의 역동성으로 무장한 전사 260
제6부 자기에게 돌아오는 머나먼 모험
김 근―기억의 변주와 설화적 재생 267
김 산―지구별에 불시착한 우주 소년 273
신동옥―유전되는 아버지, 누전되는 누이 278
신용목―과장 없는 새로운 사실성의 재현 284
이재훈―명상하는 명왕성의 부족 290
조동범―속도란 무엇인가 295
황병승―이해되기 전에 흡수되는 감각의 폭주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