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적 존재이므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연과 ‘신진대사’(마르크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추진한 힘은 자연계의 무기물과 유기물, 생명들이 자신을 희생하여 수행해 온 ‘밀알의 노동’(이준모)이다. 동서양의 교육철학은 인류가 밀알의 노동을 지배함으로써 해방을 성취해 온 역사를 반영하지만 오늘날 자연은 밀알의 노동을 통한 생명의 해방과 진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류의 생산이 초래하고 있는 생태계 파괴, 그리고 양자역학과 소립자 물리학이 직면한 자연 탐구의 불가능성 속에서 그것을 읽을 수 있다. 이제 자연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이 책의 출발점은 이 물음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을 따라가 보자. 사상은 자연의 뜻을 반영할 수 있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동서양의 교육철학사는 밀알의 노동을 해방을 위한 도구로서만 다루고, 이를 해방운동의 실체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지배의 틀 속에 묶인 해방과 진화를 지양(止揚)하려는 ‘유토피아적 의식’(블로흐)이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의식은 자연 자신의 궁극적 의도를 ‘반성하는 판정’(칸트)이기도 하고, 또한 ‘자연의 성실성에 관한 인간의 반성[思誠]’(맹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동서양 교육철학의 중요한 실마리가 이 책을 이끌어 간다.
이 책이 다루는 동서 철학의 범위는 파르메니데스와 [노자]·[장자]의 존재 개념, 그리고 이를 사회적 노동과 교육을 통해 접근한 플라톤과 [맹자]·[중용], 나아가 밀알천과 해방천의 변증법적 관계를 도덕 교육에서 해결하고자 한 칸트와 성리학, 그리고 헤겔 철학을 통해 양자의 변증법적 운동을 서술하였으며, 마지막으로 동학과 얀치의 비교를 통해 양자의 변화를 통한 공동진화(co-evolution)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Ⅲ 해방천과 밀알천의 변증법: 헤겔의 교육학
1. 칸트의 도덕성 개념에 대한 헤겔의 비판
2. 헤겔의 『정신현상학』의 「종교」 장에 있어서 밀알천과 해방천의 변증법
Ⅳ 밀알천의 부활과 해방천의 변화: 동학과 얀치에 있어서 교육철학적 단초
1. 해방천과 밀알천의 협동노동: 동학에 있어서 교육철학적 단초
2. 해방천과 밀알천의 공진화: 얀치에 있어서 교육철학적 단초
결론
■ 참고문헌
Author
이준모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신학, 철학, 교육학을 연구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교육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 8월까지 한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수로 재직했고, 저서로 『전통과 보편 사이에서』, 『노동의 철학과 인간교육』, 『밀알의 노동과 공진화共進化의 교육』, 『생태학적 교육학』, 『생태적 인간』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신학, 철학, 교육학을 연구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교육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 8월까지 한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수로 재직했고, 저서로 『전통과 보편 사이에서』, 『노동의 철학과 인간교육』, 『밀알의 노동과 공진화共進化의 교육』, 『생태학적 교육학』, 『생태적 인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