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복조 시편의 바닥(bottom/basis)에는 사물과 현상을 강렬하게 잡아채는 첨예한 사유와 감각의 흐름이 있다. 그녀는 사물과 현상의 고유하고도 역동적인 이미지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그것을 선명한 물질적 언어로 바꾸어가는 역량을 지속적인 미더움으로 선보인다. 그 안에는 아득한 심연에서 전해져오는 어떤 미적 파동이 담겨 있는데, 시인은 그것을 아득하고 아름답게 채록해간다.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그녀는 한편으로는 지상의 실재들이 사라져가는 소실점을 천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심층에서 글썽이는 심미적 서정에 근접하려는 성정性情을 동시에 보여준다. 자연과 신성 탐색을 통한 근원으로의 귀환을 이처럼 심미적으로 보여준 박복조 시학의 확연한 진경進境을 통해, 우리의 눈도 한없는 미학적 감염으로 물들어갈 것이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교수)
곰 인형 _ 41
말의 알 _ 42
옹이 _ 44
카타콤 _ 45
그 손 _ 46
생인손 _ 48
내복 한 벌 _ 50
폭포 _ 51
달마중 _ 53
구절초꽃 진 이후 _ 54
여뀌 꽃 _ 55
미꾸라지 _ 56
황구 _ 57
세상 한가운데 집을 짓다 _ 58
제3부
말씀이 들린다 _ 61
흰 소 _ 62
선호의 말 _ 63
발가락이 없다 _ 65
바람이 불 때마다 울었다 _ 67
모두 환하다 _ 69
물새의 말씀 _ 71
밥줄 _ 73
차와중꺼부로 가는 길 _ 75
춘설 _ 76
두 눈 _ 78
부엉이 _ 80
어떤 조상彫像 _ 81
달항아리 _ 82
아코디언 아파트 _ 83
제4부
갇힌 새 _ 87
반구대 암각화 _ 89
마오이 섬 _ 91
한 남자가 없어졌다 _ 92
겨울 연지蓮池 _ 93
솔개 _ 94
석빙고 _ 96
좀돌네 _ 98
개망초 꽃 _ 99
수평선 _ 100
불타는 섬 _ 102
푸른 향기의 길 _ 104
청년이 울고 있다 _ 105
고삐 _ 107
차를 마시며 _ 108
왜가리, 신천에 온 사제 _ 109
해설_자연과 신성 탐색을 통한 근원으로의 귀환 _유성호 _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