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오랜 문제의식이라는 국문학 연구계의 ‘통약불가능성’ 상태란 무엇일까. 그것은 특정 하위 갈래에 대한 연구가 그 갈래의 특징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데로 나아가면서 다른 갈래들과의 미학적, 이론적 비교 검토의 여지를 스스로 없애는 상황을 말한다. 각 갈래에 대한 연구 성과들이 서로 별개의 논의 지평에 갇혀 있는 것인데, 그 결과 소설사나 근대소설 형성사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는 이들 각각의 성과들이 의미 있게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박상준의 [형성기 한국 근대소설 텍스트의 시학](소명출판, 2015)은 국문학 연구가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담하게 도전하여 새로운 논의 지평을 열어 보인다. 실증적인 텍스트 분석에 기초한 본격적인 작품론들과 소설 서사에서의 우연의 문제와 관련한 인식의 흐름을 추적한 계보학적 검토 위에서, 한국 근대소설의 형성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한편 리얼리즘소설과 모더니즘소설, 대중소설이라는 세 갈래의 차이와 특성을 객관적으로 구명하고 있다.
Contents
책머리에
제1부 서론
1장_ 작품론의 자리와 우연의 문제
1. 연구의 목적 및 문제제기
2. 서사 구성 분석의 필요성과 의의
3. 우연 관련 논의의 동향과 본 연구의 초점
제2부 한국 근대소설의 형성 및 분화와 우연
2장_ 신소설의 등장과 그 위상
1. 과도기적 양식의 문제
2. 전대소설의 우연:[유충렬전]과 [조웅전]의 경우
3. 이인직 신소설의 우연과 주제효과
1) [혈의 누]의 우연 구사 양상과 그 의미
2) 국초의 그 외 작품
4. 기타 신소설들의 경우
3장_ 계몽주의문학과 현실의 인식
1. 이광수의 [무정], 계몽주의문학의 진상(眞相)
1) [무정]의 기념비적 성격
2) [무정]의 서사:반복되는 각성을 통한 계몽 의지의 구현
3) 우연을 통한 작가-독자의 대결 양상
2. 염상섭의 초기 삼부작과 ?만세전?의 세계
1) 염상섭 초기 삼부작과 환멸의 세계
2) [만세전]과 정관적 주체의 탄생
4장_ 리얼리즘소설의 구축과 분화
1. 염상섭의 [삼대], 전체적 리얼리즘의 면모
1) [삼대]의 서사 구성상의 특징
2) 우연에 대한 [삼대]의 처리
3) 전체적 리얼리즘의 사회 형상화 양상
2. 종합적 리얼리즘소설과 반영, 재현, 표현의 문제
1) 최서해, [호외시대]의 탈서사화와 주제의 추상화
2) 현진건의 [적도]와 표현의 문제
3. 이기영의 [고향], 총체적 리얼리즘의 양상
1) [고향]의 의의와 판본의 문제
2) [고향]의 작품 세계
3) 스토리-선의 구성 양상과 서사 구성상의 세 특징
4) [고향]의 성과와 소설사적 위상
5장_ 모더니즘소설의 등장과 양상
1. 박태원 소설과 우연의 문제
1)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경우
2) 풍속의 체현, [천변풍경]의 작품 세계
2. 이상 소설과 모더니즘의 소설 미학적 다층성
1) ?날개?, 정체성 찾기의 서사
2) 부부관계 연작의 작품세계
6장_ 대중문학의 세계
1. 김말봉의 [찔레꽃]과 우연, 통속성
2. 현진건의 [무영탑], 우연과 운명의 문제
제3부 소설과 우연의 문제
7장_ 소설 관련 담론을 통해 본 우연 의식의 제 양상
1. 초기 소설 담론에서의 우연 의식
2. 1930년대 중반, 우연 논의의 혼류 양상
3. 해방 이후 국문학 연구의 우연 인식과 우연에 대한 통념의 발생
4. 우연에 대한 부정적 통념의 문단 정치적, 미학적 의미
5. 보론:우연과 플롯의 문제
1)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서의 플롯과 우연
2) 플롯 관념의 고정화 문제
8장_ 한국 근대소설 갈래의 형성과 우연의 기능 및 효과
1. 신소설의 우연 구사 양상과 소설사적 자리
2. 1920년대 소설계의 변화와 우연
3. 1930년대 한국 근대소설의 정립과 우연의 기능
1) 세 가지 리얼리즘소설과 우연의 문제
2) 모더니즘소설과 우연적 세계관
3) 대중소설과 기법으로서의 우연
9장_ 형성기 한국 근대소설과 우연의 소설 미학
1. 서사에서의 근원적 우연
2. 기법으로서의 우연
3. 소설의 형성 원리로서의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