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그리고 어른들도 재미있는 책을 원한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가장 뻔뻔하고 기상천외한 그림책!
코 파기라는 건 어쩌면 ‘금기’에 가까운 은밀한 행위입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코를 파거나 코딱지를 뭉쳐 날리거나 심지어 심키는 것조차 특별할 것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철이 들어 갈수록 코 파는 일이 대놓고 할 일은 아니라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그 반작용인지 ‘똥’이나 ‘방귀’, ‘코딱지’라는 말만 나와도 열광하며 깔깔거리기도 하지만요. 어쨌든 나이가 들수록 코 파기는 화장실 사용처럼 남 앞에 드러내기 부끄러운 일로 자리를 잡아 갑니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 이갑규는 어른이 되어서도 코 파기의 유혹을 떨칠 수 없었나 봅니다. 어린 시절엔 어머니에게, 나이 들어서는 아내에게, 또는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에게 끝없이 잔소리를 들었지만, 지금도 꿋꿋이 코 파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걸 보면 말이지요. 그래서일까요. 그동안 상당히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일러스트를 선보여 온 작가는 종종 습작 삼아 다양한 사람과 동물들의 코 파는 모습을 그리곤 했답니다. 거기서 더 나가 이번에는 스스로 쓰고 그린 첫 창작 그림책의 소재마저 ‘코 파기’로 잡았습니다. 조만간 지난 시절의 습작에서 나온 ‘코파’라는 캐릭터로 다양한 머천다이징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고요.
사실 코 파기나 코딱지를 소재로 한 그림책은 꽤 많습니다. 제목이 그냥 ‘코딱지’인 그림책만도 세 권이나 나와 있지요. 대부분 ‘코 파는 나쁜 습관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성이 강한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이갑규 작가의 접근 방식은 좀 다릅니다. 근엄한 얼굴로 점잔을 떠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향해 똘똘 뭉친 코딱지를 날리는 것 같달까요? 그럼, 코 파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들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