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만 머물지 않는 세월에 대한 기억의 향연, 신동호 시인의 사진 에세이. 시인의 단상은 오래되고 촌스럽고 낡은 사진에서 시작하여, 인간적인 허허실실 즐거움의 현장을 배회하다가 현재의 슬픔과 고독에 날카롭게 귀착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세월의 회고가 단지 추억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한 어떤 ‘쓸모’의 지점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신동호 시인은 이번 에세이를 통해 세월의 흔적을 반추하며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의 희망을 가늠한다. 풍경, 사물, 사람에 대한 회고로 구성된 1~3부는 모두 60여 꼭지의 사진과 단상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을 형성했던 ‘춘천 봉의산’과 ‘육림극장’, ‘경춘선’과 ‘강촌역’, ‘동네 목욕탕’과 ‘골목길’에서 결성하고 결행했던 사랑의 결기와 우정의 연대에 관한 오랜 전설로부터, ‘구슬’, ‘연탄’, ‘똥’, ‘아이스케키’, ‘고무신’, ‘화토’, ‘경월소주’ 등 지금은 사라지거나 지금도 금굼히 명맥을 이어오는 존재들에 얽힌 즐겁고 정겨운 서사까지, 그리고 친구와 누이의 이름을 호명하거나 어머니의 아득한 품을 향한 견고한 그리움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오랜 세월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길로 안내한다. 그 길은 바로 ‘모든 나’에 이르는 길이다.
Contents
프롤로그 수많은 ‘나’를 만나시게 되길…
1부 바람의 속도를 경외하다
숨바꼭질 前後|못 찾겠다 꾀꼬리|감각|봉의산|흐르는 강물처럼|월미식당|극장|강촌역|방앗간|이발소 그림|등화관제|겨울 경춘선|동네 목욕탕|종로서적|오징어놀이|국기하강식|장촌냉면집|골목
2부 삶은 자주 단순하다
구슬|연탄|똥|아이스케키에 관한 연구|고무신 사용법에 대한 보고서|캐시밀론 담요|개에 관한 고찰|한반도 모양 자|화토|파카 45|경월소주|비둘기호|서울우유|신문지 한 장|라라|롬멜 전차|스피드 스케이트|양미리|라디오 키트|간드레 불빛|원기소|못난이 삼형제|짐자전거|은하수|공중전화
3부 이름 부를 수 있는 것이 모두 아름다움으로 살아 빛나는 저녁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이 한 권의 책|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滿月|회상|영아의 告白|똘이장군|별이 빛나는 밤에|원주율|소나기|보고 싶어요|여로|괴도 루팡|도망자|설빔|제비우스|미제 아줌마|스무 살|율리시스|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