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우리는 ‘경제가 중요하다’며 성장 위주로 열심히 달려왔고, 그만큼 경제규모도 확대되어 현재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선진국에 버금가는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언론보도나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OECD 34개 회원국 중 행복순위가 거의 꼴찌 수준이다.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의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해마다 후퇴하고 있다. 소득은 많이 높아졌지만 국민들의 행복감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현대경제연구원에서 2007년부터 해마다 두 번씩 실시하는 ‘경제적 행복지수’ 조사를 담당해온 이 책의 저자는 현재 한국 경제의 행복감을 짓누르는 핵심 문제점 3가지로 불안한 일자리, 불편한 노후, 불평등한 소득(‘3불 경제’)을 꼽는다. 지금의 ‘3불 경제’를 ‘3안 경제’, 즉 안정적 일자리, 편안한 노후, 안분된 소득으로 바꿔나가야 ‘행복한 경제 만들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메시지다.
이를 위한 대책도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안정적 일자리’를 위해 실업급여 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대기업 중심 경제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 혁신시켜야 하며, 여성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등을 이야기한다. ‘편안한 노후’를 위한 연금 활용 방안과 손주돌봄수당, 시니어 뉴딜 등의 제안도 흥미롭다. ‘안분된 소득’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정책과 세금 마일리지,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한 정부당국의 노력 등을 주문한다. ‘뜬 구름 잡기’ 식의 막연한 제안이 아니라, 우리의 의지와 선택, 결정에 따라 얼마든 실현 가능한 대책들이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경제’를 만든 나라들(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다른 나라에서는 ‘행복한 경제 만들기’가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남의 나라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가능하다는 확신과 희망을 안겨준다.
이제 ‘경제가 중요하다’던 시대에서 ‘경제는 중요하다’는 시대로 변했다. 성장이 무조건 중요하거나 경제가 무조건 중요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성장도 어떤 성장이냐, 경제도 어떤 경제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경제성장과 먹고사는 데 급급한 나머지 간과되거나 방치되어온 행복 관련 사회복지 정책들을 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잡아나가야 할 시점이다.
2017년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이다. 대선후보들마다 각종 경제정책 공약을 쏟아낼 것이다. 그 중에는 말뿐이거나 실현 불가능하거나 방향이 잘못된 것들도 있을 것이다. 제대로 알아야 분별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다. ‘행복한 경제’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Contents
제1장 ‘행복한 경제’란 무엇인가?
왜 지금 행복인가
어떤 경제냐가 중요하다
제2장 ‘3불 경제’의 실태
광복 70년, 경제 70년, 삶의 질 70년
불안한 일자리
문제의 시작과 끝은 일자리/ 고용 안전망이 필요한 이유/ 메르스 비정규직
불편한 노후
불편한 노후의 배경/ 바보야, 문제는 50대야/ 불안한 50대, 불쌍한 60대
불평등한 소득
소득 격차, 적정한가?/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 부족한 복지 지출/ 대한민국 최고 흙수저
제3장 ‘행복한 경제’ 만들기
문제는 경제가 아니다
‘안정적 일자리’ 만들기
한국 경제, 뭣이 중헌디?/ 실업이 두렵지 않은 사회/ 일취월장, 일취월시/ 청년들에게 참 미안하다/ 2%를 3%로 바꾸는 여성들/ 구조조정과 일자리/ 반드시 실패하라/ 알파고 시대의 일자리/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의 미래/ 찔레꽃처럼 노래하기/ 희망은 ‘신경제’에 있다/ 일자리가 남쪽에만 있나?/ 한일 FTA
‘편안한 노후’ 만들기
은퇴준비는 ‘일거리 준비’/ 시니어 뉴딜/ 연금, 3개 이상이 필요하다/ 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인가?/ 또 하나의 대안, 주택연금/ 캥거루 걷어차기/ 손주돌봄수당/ 사람과 사람 사이/ 쇼 브라더스
‘안분된 소득’ 만들기
일자리=복지+분배/ 저금리, 양날의 칼/ 새집도 재건축이 되나요?/ 주먹구구식 나라살림/ 최저임금이 높아야 하는 이유/ 세금 마일리지를 도입하자/ 복지가 곧 성장이다/ 님비와 눔프/ 국세청의 ‘미움받을 용기’
‘삶의 질’ 높이기
보츠와나를 아시나요?/ 앙팡 테리블/ 산천초목도 아프다/ 10시 출근, 5시 퇴근/ 여성경제가 답이다/ 숫자가 말한다/ 안전규제는 더 깐깐해져야/ 공동주택에 공동체가 없다/ 인구보다 많아진 휴대폰/ 기업하기 좋았던 정부/ 라 과르디아 이야기
제4장 ‘행복한 경제’를 만든 나라들
덴마크 : ‘행복순위 1위’의 비결
해고도 쉽고 재취업도 쉽다/ ‘휘게’를 충분히 즐겨라/ 얀테의 법칙/ 에프터 스콜레
스웨덴 : ‘국민의 집’을 짓다
스웨덴 패러독스/ 아메리칸 드림에서 스웨디시 드림으로/ 스웨덴의 투명한 정치/ 총리 23년의 정치인
핀란드 : ‘행복한 학교’
노키아는 망했어도/ 사람이 경쟁력이다/ 1등과 꼴찌가 없는 학교/ 여성이 이끌어가는 나라/ 아이는 사회가 함께 키운다/ 노부모를 가정에서 간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