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사회는 많은 분야에서 심각한 병증에 시달리고 있다. 저성장, 고용 불안, 높은 교육비·의료비·주택비, 취약한 사회복지와 급격한 고령화 같은 문제들은 기존의 시스템과 방식으로는 쉽사리 해결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협동조합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이 절박함이 자연스럽게 ‘사람 중심의 경제’ ‘함께 행복하기’를 지향하는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와 양적 증가 자체가 협동조합의 내적 역량 강화와 질적 성장을 담보해내고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가치를 구현해내는 결과로 연결될 것인지는 누구도 예단하지 못한다.
‘협동조합 1세대’로서 20년 이상 생협 현장을 지켜온 저자 신성식의 고민과 문제의식의 출발점도 바로 이 지점이다. 저자는 단언한다. 협동조합은 그 자체로 사업적 우위를 보장하는 조직이 아니며, 협동과 신뢰라는 슬로건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저자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협동조합 현장과 조직의 장단점을 하나하나 진단하고 분석해낸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조합원 문제에서부터 시장, 상품, 생산과 유통, 소유와 경영, 자본조달, 이념과 가치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협동조합운동과 사업의 맞춤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소비자를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협동조합만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며, 이 새로운 상품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경제’에 기초한 진정한 ‘협동조합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