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야, 비록 내가 너를 버렸지만
다행히도 네가 돌아와 줬으니
너에게 세상사와 나의 인생사를 들려줄게
12월의 어느 추운 겨울밤 출입문을 비집고 몰골이 꾸깃꾸깃한 거지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오려 한다. 혹시나 발톱으로 매장의 물건을 다 뜯어 놓지는 않을까 싶어 매정하지만 그 고양이를 한사코 밀어낸다. 그러나 아무리 밀어내고 멀리해도 그 고양이는 떨어져 나갈 생각을 않는다. 집에 있는 요크셔테리어만으로도 이미 골머리를 썩고 있지만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온다. 그 고양이는 그렇게 우리 집 ‘또또’가 되었다.
일단 그러긴 했는데, 역시 또또를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 또또는 매일 날카로운 발톱으로 벽지 등을 긁어댔다. 긁은 부분을 아무리 박스나 신문으로 덧대도 또또는 또 다른 곳에 가 열심히 나를 시험하듯 난리 아닌 난리를 쳐 놓는다. 그뿐만 아니라 새벽 5시만 되면 계속 시계만 쳐다보고 있는 양 울어대는 또또 때문에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2박 3일의 예행연습까지 해가며 또또를 유기하기에 이른다.
그래놓고도 내심 또또가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컸나 보다. 다음 날이면 나타날 줄 알았던 또또가 나타나지 않자 유기한 지 이틀 차에는 불 켜진 몇몇 점포에 들어가 이러한 고양이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그렇게 사흘째 기적처럼 또또는 다시 나타났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너에게 밥을 줬고 매장에도 들어오게 했다. 처음에는 한시적으로 그랬지만 결국 또또와 함께하게 되었다.
그래, 네가 정 그렇다면 이리 와 앉아 보렴.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나는 이렇게 살아왔단다.
Contents
1장 불쌍한 거지 고양이
2장 유기된 또또, 그 후의 생활
3장 야생고양이 커플
4장 또또의 과외 학습
5장 또또와 세상살이 1
6장 또또와 세상살이 2
7장 또또에게 인생 기록하기
8장 또또에게 들려주는 세상사
9장 호랑이와 고양이
10장 그리움의 남은 흔적
Author
이대진
아버지가 1951년 봄에 지은 일명 삿갓집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고 자라며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었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되시고, 저자 본인 또한 아내와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해 재판에 계류 중인 집에 지내기도 하였다. 이것저것 해봐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그 시절, 폐기된 승합차를 공터에 놓고 그 안에 구멍가게를 차려 열심히 일한 결과 겨우 살 곳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든 삶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첫째와 둘째가 태권도, 피아노 학원을 다닐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당시 13살이었던 둘째와도 제법 터울이 나는 늦둥이가 태어나게 되었고 저자는 첫째와 둘째가 동생의 롤모델이 되고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서툰 솜씨로 생각이 날 때마다 글을 썼다.
아버지가 1951년 봄에 지은 일명 삿갓집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고 자라며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었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되시고, 저자 본인 또한 아내와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해 재판에 계류 중인 집에 지내기도 하였다. 이것저것 해봐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그 시절, 폐기된 승합차를 공터에 놓고 그 안에 구멍가게를 차려 열심히 일한 결과 겨우 살 곳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든 삶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첫째와 둘째가 태권도, 피아노 학원을 다닐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당시 13살이었던 둘째와도 제법 터울이 나는 늦둥이가 태어나게 되었고 저자는 첫째와 둘째가 동생의 롤모델이 되고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서툰 솜씨로 생각이 날 때마다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