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두고 온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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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7/19
Pages/Weight/Size 125*200*20mm
ISBN 9791172070205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슬픔이 가여워서 슬픔의 편에 선 사내
- 권혁소 시집 『거기 두고 온 말들』

40년을 시노동자로 교육노동자로 살아온 권혁소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거기 두고 온 말들』(달아실 刊)을 펴냈다. 달아실시선 80번으로 나왔다. 권혁소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번 시집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적고 있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창립에 함께하면서 내 시는 달라졌다(고 한다). 시가 달라졌다는 것은 삶이 달라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로부터 약 20년, 정신없이 살았다. 거리에서 자는 날도 많았다. 2년씩 세 번이나 노동조합 전임을 했다. 아들딸의 사춘기도 모르는 체할 수밖에 없었다. 사생활을 염탐하는 담당 형사가 있었으며 경찰서와 법원도 제법 들락거렸다. 조직이 내주긴 했지만 벌금도 적잖이 냈다. 명예퇴직이라는 걸 하고 싶었지만 각종 현행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라 그도 할 수 없었다. 삶이 어디 계획대로만 되던가.”

“내 시가 또 달라졌다(고 한다). 시가 달라졌다는 것은 삶이 달라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사람과 제도와 통치 권력과 싸우던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진 것일까, 사람 대신 풍경에 시선을 두는 날이 많아진 덕일 것이다. 죄 되지 않을 만큼의 땅에 씨를 뿌렸다. 뿌리기는 하는데 거두는 일은 영 서툴렀다. 그래도 즐거운 일이었다. 잃었던 원시성을 찾은 기분이었다. 꿈에도 그리던 내 땅, 어머니 살아생전 그렇게도 간절하셨던 땅이 준 기쁨이었다. 배추 심어 김장도 하고 고추 심어 장도 담았다.”

“이 시집은 정녕 마지막 시집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시가 찾아오면 맞이하기야 하겠지만 책으로 묶는 일은 이제 그만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시집은 권혁소라는 이름 앞에 놓였던 시인이라는 별호, 교육노동자로 살아온 40여 년에게 주는, 내가 내게 주는 훈장인 셈이다. 마흔 번의 입학식과 서른아홉 번의 졸업식을 거쳐 간 모든 아이들에게 무수히 많았을 오류에 대한 마지막 용서를 구한다. 거기 두고 온 못다 한 말들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비로소 정치적 자유를 얻었으므로. 시절들이여, 부디 안녕.”
Contents
시인의 말

1부

그 봄|용기가 필요 없는 일|새벽 생각|산양, 사랑을 보다|그 꽃|그러는 사이|거짓말의 힘|에이뿔|어떤 부끄러움|서러운 풍경|모두 내 책임|어떤 고향 사랑|마시오와 하시오|마스크|국수|명의 처방전|바이든을 날리면|무뚝뚝한 사나이|신돌석|선 긋기

2부

개망초|깨가 쏟아진다는 말|끝내 풀이 이긴다|윤병열|찔레꽃 덕분에|만약을 위해|육십 년 만에|각방|장독대|아내의 화장대|어떤 당부|폐경 무렵|매 버는 말|장작을 패며|아버지 냄새|악성중피종|달빵|1969년, 엄마

3부

거기 두고 온 말들|소리로 오는 것|자기소개|아이들이 묻지 않겠나|한희와 두희|산골 선생|살다 보니|너 좀 재수없어|그때도 지금처럼 겸손했더라면|꿈을 위한 잠|거짓말탐지기|딸기의 시절|복수는 너의 것

4부

졸렬한 핑계|낡은 희망|미자|2학년 1반|야외수업|면온국민학교|군사우편|우리나라|돌 반 담임|교과서대로라면|쓸쓸한 풍경|난로를 피우며|노가바

해설 _ 낮고 작은 것들의 성스러움 · 오민석
Author
권혁소
평창 진부에서 났다.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에 처음으로 「論介가 살아온다면」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 「바다별곡」이 당선하였다. 시집으로 『論介가 살아온다면』 『수업시대』 『반성문』 『다리 위에서 개천을 내려다 보다』 『과업』 『아내의 수사법』 『우리가 너무 가엾다』 등을 펴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한국작가회의 강원지회장 등의 일을 했다. 제3회 강원문화예술상과 제6회 박영근 작품상을 받았다.
평창 진부에서 났다.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에 처음으로 「論介가 살아온다면」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 「바다별곡」이 당선하였다. 시집으로 『論介가 살아온다면』 『수업시대』 『반성문』 『다리 위에서 개천을 내려다 보다』 『과업』 『아내의 수사법』 『우리가 너무 가엾다』 등을 펴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한국작가회의 강원지회장 등의 일을 했다. 제3회 강원문화예술상과 제6회 박영근 작품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