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일간 고기를 잡지 못한 노인의 이야기가 있다. 85일째 되는 날 아침, 바다로 나가기 전 노인은 “오늘은 자신이 있다”라고 중얼거리며 또 배를 탄다. 그리고, 고기잡이는 아니더라도 긴 시간 자신의 삶이 팍팍하고 이룬 것 하나 없다는 느낌에 허탈한 맴을 매일 도는 우리가 있다. 팍팍하게 지쳐가는 당신, 아침에 집을 나서며 노인처럼 “오늘은 자신이 있다”라고 중얼거릴 수 있는가?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들은 부산하다. 어디론가 향해 가면서도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모른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찾는 나의 마음은 어디로 갔나.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중요한 것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리고 “단 하나의 나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우리에겐 정해진 ‘답’이 아닌, 꾸준하고 성실한 ‘질문’이 필요하다. 대답은 나아가기를 멈추는 소극적 활동이고, 질문은 전에 알던 세계 너머로 건너가고자 하는 적극적 시도다.
최진석 교수는 책 읽기를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일에 비유한다. 하늘을 나는 융단에 몸을 싣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이 책 읽기를 통해 가능해진다. 책으로 쌓은 높은 지혜는 인간을 ‘다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인간은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존재이기에 멈추면 부패하지만 건너가면 생동한다. 건너가기를 하는 삶이 가장 인간다운 삶이며, 책 읽는 습관을 쌓으면 그 내공을 더 키울 수 있다.
이 책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돈키호테』 『어린왕자』 『페스트』 『데미안』 『노인과 바다』 『동물농장』 『걸리버 여행기』 『이솝 우화』 『아Q정전』 『징비록』 등 열 편의 문학을 함께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독서운동 ‘책 읽고 건너가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였다. 모두 ‘진짜 나’를 발견하기 위해 끝없이 질문하며 탐험하는 인물의 이야기거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자신을 향해 걷지 못하는 미련한 인물의 이야기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죽기 전에 완수해야만 하는 내 소명은 무엇인가.” 나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게 하는, 열 편의 문학에 숨어 있는 인생 문장들을 통해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진심을 다해 묻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자.
Contents
서문
첫 번째 걸음
‘미친놈만이 내 세상의 주인이 된다 _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최진석의 독후감 | “우선 쭈그러진 심장부터 쫙 펴십시오”
두 번째 걸음
나에게 우물은 무엇인가 _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최진석의 독후감 | “내 별을 봐,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어”
세 번째 걸음
부조리한 세상에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 _알베르 카뮈 『페스트』
최진석의 독후감 | “인간은 하나의 관념이 아니다”
네 번째 걸음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_헤르만 헤세 『데미안』
최진석의 독후감 | “이제는 한 번이라도 진짜로 살아보고 싶다”
다섯 번째 걸음
‘나’로서 승리하는 삶 _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최진석의 독후감 | “파멸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는다”
여섯 번째 걸음
모든 존재는 ‘스스로’ 무너진다 _조지 오웰 『동물농장』
최진석의 독후감 |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편안한 잠”
일곱 번째 걸음
깨어 있는 사람만이 여행할 수 있다 _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최진석의 독후감 | “여행을 떠나는 것이 나의 운명”
여덟 번째 걸음
‘내’가 궁금하면 길을 찾지 말고 이야기를 하라 _이솝 『이솝 우화』
최진석의 독후감 | “한 마리이긴 하지. 하지만 사자야”
아홉 번째 걸음
나는 아Q인가 아닌가 _루쉰 『아Q정전』
최진석의 독후감 |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자신도 몰랐다”
열 번째 걸음
치욕을 또 당하지 않으려면 _유성룡 『징비록』
최진석의 독후감 |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감사의 글
Author
최진석
1959년 음력 정월에 전남 신안의 하의도에서 태어나고, 유년에 함평으로 옮겨 와 그곳에서 줄곧 자랐다. 함평의 손불동국민학교와 향교국민학교, 광주의 월산국민학교, 사레지오중학교, 대동고등학교를 나왔다.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중국 헤이룽장대학교를 거쳐 베이징대학교에서 ?성현영의 ‘장자소’연구(成玄英的‘莊子疏’硏究)?(巴蜀書社, 2010)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에 가르침을 받은 모든 선생님께 감사해 한다. 지금은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퇴임하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으로 있다. 쓴 책으로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2001), 『인간이 그리는 무늬』(2013),『경계에 흐르다』(2017)가 있고, 『노자의소老子義疏』(공역, 2007), 『개념과 시대로 읽는 중국사상 명강의』(2004) 등의 책을 해설하고 우리말로 옮겼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은 『聞老子之聲, 聽道德經解』(齊魯書社, 2013)로 중국에서 번역·출판되었다.
1959년 음력 정월에 전남 신안의 하의도에서 태어나고, 유년에 함평으로 옮겨 와 그곳에서 줄곧 자랐다. 함평의 손불동국민학교와 향교국민학교, 광주의 월산국민학교, 사레지오중학교, 대동고등학교를 나왔다.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중국 헤이룽장대학교를 거쳐 베이징대학교에서 ?성현영의 ‘장자소’연구(成玄英的‘莊子疏’硏究)?(巴蜀書社, 2010)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에 가르침을 받은 모든 선생님께 감사해 한다. 지금은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퇴임하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으로 있다. 쓴 책으로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2001), 『인간이 그리는 무늬』(2013),『경계에 흐르다』(2017)가 있고, 『노자의소老子義疏』(공역, 2007), 『개념과 시대로 읽는 중국사상 명강의』(2004) 등의 책을 해설하고 우리말로 옮겼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은 『聞老子之聲, 聽道德經解』(齊魯書社, 2013)로 중국에서 번역·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