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가 산에 오른다. 그러나 산에 오르는 마음은 저마다 다르다. 건강을 위해, 산 아래 전경을 보기 위해,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 시험하기 위해, 부딪히기 위해, 부딪혀 깨닫기 위해, 각오하기 위해……. 이 책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산을 향한 인류 마음의 역사를 담고 있다. 푸르름, 호젓함, 장엄함으로 인식되는 ‘현대의 산’은 산업화된 도시의 대척에 놓인 자연적 존재, 재충전의 공간으로 인식되지만, 산이 우리에게 언제나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을 리 없다. 인류가 산을 대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인 등산은 근대의 산물이다. 그전까지 산은 용과 악마가 거처하는 사악한 장소였다. 알프스 고갯길을 넘어야 했던 과거의 여행자들은 두 눈을 가림으로써 자신들을 덮치려는 ‘공포의 산봉우리’를 피할 수 있었다. 18세기가 되어서야 인류는 처음으로 산을 정신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산의 아름다움을 칭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등산은 19세기 중엽에야 출현했고,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산은 그 찬미자들에게 마침내 집착의 대상이 되었다.
인류가 산과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온 역사를 다룬 『산에 오르는 마음』은 저자 로버트 맥팔레인이 불과 28살이었던 2003년에 내놓은 데뷔작으로, 『가디언』 퍼스트 북 어워드, 서머싯 몸상,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젊은 작가상 등 큼직한 상을 여럿 받았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알프스, 로키산맥, 톈산 등 고산 등정에 성공한 ‘청년 전문 등산가’였다. 열두 살 때 스코틀랜드 산간 고지대에 자리한 외조부모의 집에서 조지 맬러리의 생애를 다룬 『에베레스트와의 승부』를 읽은 이후, 『지상 최악의 여행』 『에베레스트 등정』 『알프스산맥 등정기』 『안나푸르나』 등 산과 극지 원정에 관한 실화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산악인이나 탐험가들을 ‘이상적인 여행자’로 생각하고 “그들처럼 되길 열렬하게 갈망”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인류가 거산이 품은 명백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산에 홀리는 까닭을 숙고하면서, 산의 강력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흡인력을 조사한다. 또 산을 적대하던 인간이 어떻게 그를 마음으로 품게 되었는지, 어떻게 산이 인류의 상상에 크나큰 영향을 발휘하게 되었는지, 그 300년의 역사를 제반 학문을 토대로 지적으로 추적해나간다.
Contents
제1장_홀림
제2장_거대한 돌 책
제3장_공포를 좇아서
제4장_빙하와 얼음: 시간의 강
제5장_고도: 산꼭대기와 풍경
제6장_지도 밖으로 걸어가기
제7장_새로운 천국이자 새로운 지구
제8장_에베레스트산
제9장_눈토끼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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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로버트 맥팔레인,노만수
영국의 문학가, 저술가이자 산악인이다. 청소년기부터 등산을 시작해 20대에 암벽 등반에 능한 알피니스트가 되었으며, 자연·인간·장소·언어에 대한 저술로 세계적인 자연 작가 반열에 올랐다. 2007년 출간한 『더 와일드 플레이스The Wild Places』로 보드먼 태스커 산악 문학상을 받았으며 그 밖에도 『언더랜드』 『잃어버린 말The Lost Words』(공저) 『잃어버린 주문The Lost Spells』(공저) 등을 펴냈다. ‘당대 최고의 문학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2013년 부커상 심사 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지금은 케임브리지대학 이매뉴얼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국의 문학가, 저술가이자 산악인이다. 청소년기부터 등산을 시작해 20대에 암벽 등반에 능한 알피니스트가 되었으며, 자연·인간·장소·언어에 대한 저술로 세계적인 자연 작가 반열에 올랐다. 2007년 출간한 『더 와일드 플레이스The Wild Places』로 보드먼 태스커 산악 문학상을 받았으며 그 밖에도 『언더랜드』 『잃어버린 말The Lost Words』(공저) 『잃어버린 주문The Lost Spells』(공저) 등을 펴냈다. ‘당대 최고의 문학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2013년 부커상 심사 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지금은 케임브리지대학 이매뉴얼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