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 지역방언, 신조어, 노동 현장의 언어, 이주민의 한국어…
한국어가 아닌 한국어‘들’로
지금, 여기를 낯설게 살펴보다
‘오함마’에서부터 ‘할말하않’까지 ‘뭔가 다른 말들’에 누구보다 진심인 사회언어학자의 일상 언어 관찰기.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외계인’의 눈으로 살펴본다면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우선 하나의 언어, 하나의 영토, 하나의 민족이라는 삼위일체의 신앙에서 벗어나는 수많은 한국어‘들’을 새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단 이런 한국어‘들’을 발견하게 되면 다음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다라이’ ‘벤또’ ‘빵꾸’ ‘구루마’ 같은 말들은 식민 시대의 잔재인 일본어일까, 지역방언일까? ‘미싱’이나 ‘오함마’, ‘공구리’ 같은 노동 현장의 언어는 꼭 순화되고 고쳐야 하는 언어인 걸까? 이 땅에 존재하는 250만 이주민들의 언어(와 그 차이)는 한국어로 볼 수 있는 걸까?
이 책은 위와 같은 수많은 ‘왜?’에 대한 의심과 탐구로 채워져 있다. 그럼으로써 성별도, 연령도, 계층도, 국가도 모두 다른 다종다양한 언어 사용자와 이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 이를 둘러싼 삶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Contents
프롤로그: 우주선이 도착했다
1. 낯선 한국어의 세계에 어서 오세요
: 표준어와 일상어를 대하는 우리들의 온도 차
혀의 연대기 / 다중 우주, 아니 다중 언어를 상상하라 / 사전에 빵꾸 내기 /도대체 순수는 어디에 /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 다시 찬드라의 경우
[책 속 칼럼] 금지된 언어1
2. 지금, 여기 말들의 풍경
: 폭력과 재난, 혐오와 차별의 현장에서
말들의 풍경 / 어느 식민지 출신의 고백 / 당신의 혐오가 당신을 찾아온다 / 긴 의자 / 분노를 팝니다 / 금지된 글 / 1956년 5월 18일, 맑음 / 한국인이라는 문제적 집단에 대하여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너의 이름은
[책 속 칼럼] 금지된 언어2
3. 지금, 여기 배움의 풍경
: 한국어 교실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다
시험에 대한 열정 /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 만날 수 없잖아 느낌이 중요해 난 그렇게 생각해 / 한국어, 착취의 언어 / 그녀가 갈 수 없는 곳
[책 속 칼럼] 금지된 언어3
4. 그 말은 ‘진짜’가 될 수 있나요?
: 언어와 그 너머의 것들
근로하지 말고 노동하라 / 도둑맞은 말 / 보이지 않는 도시 / 현실은 글자 네 개 밖에 있다 / 용서, 불가능한 / 인공지능이라는 가짜 믿음 / MBTI와 나 / 시간의 재발명 / 아파트
에필로그: 나의 자매들에게
그리고 남은 말들: 한국이라는 ‘언어의 서식지’를 탐구하면서 내가 발견한 것들
Author
백승주
1976년 한국의 변방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주의 작은 방에서 보르헤스와 로맹 가리, 롤랑 바르트, 고종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생들을 만나 세상에 대해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 섬을 탈출해 육지로 건너와서는 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서 10년 동안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시간 동안 한국과 한국어를 타자의 눈으로 보는 법을 익혔다. 지금은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어교육학과 사회언어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느 언어학자의 문맹 체류기』가 있다.
1976년 한국의 변방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주의 작은 방에서 보르헤스와 로맹 가리, 롤랑 바르트, 고종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생들을 만나 세상에 대해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 섬을 탈출해 육지로 건너와서는 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서 10년 동안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시간 동안 한국과 한국어를 타자의 눈으로 보는 법을 익혔다. 지금은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어교육학과 사회언어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느 언어학자의 문맹 체류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