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 시선 스물다섯 번째 시집은 김신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용수리, 슬지 않는 산호초 기억 같은』이다. 5부에 걸쳐 70편의 시를 실었다. 제목에서처럼 이 시집은 제주의 서쪽 마을 용수리, 시인의 고향이자 어머니의 신산한 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바닷가 마을을 그리고 있다. 그곳은 어머니를 비롯한 제주해녀들의 고단한 삶의 공간이면서 끝끝내 놓지 못하는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시인은 어머니를 통해 되돌아오는 기억들을 모아 정갈한 음률에 담아내고 있다.
송상 시인은 해설에서 이 시집을 ‘끈질김과 비움의 교차점’으로 읽어내면서 “김신자 시인의 문장은 실체가 사라져도 기억이 또렷한 역설에 충실하다. 이제 사진 속 어머니는 곁에 없지만 어머니란 단어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만큼 시인의 경험 속에서 오랫동안 어머니만을 위한 기억의 방을 보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 어머니 기억을 짊어져야 할 운명이며, 그것을 자기 삶의 풍경으로 두고 그 순환적 생명관을 좇으며, 어머니의 삶과 늘 교접하며 살고 싶은 것이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