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 허계생

한사람 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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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2/12/10
Pages/Weight/Size 150*210*20mm
ISBN 9791168670693
Categories 인문 > 인문/교양
Description
모든 삶은 사회적이다

어떤 사람이라도 사회적·역사적 굴곡에 휩쓸리고 흔들리고 일어서며 살다 보면 그 삶 속에 시대의 문화와 철학이 배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모든 삶은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 제주의 한 사람, 허계생의 삶을 따라 울고 웃으며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다가서 보는 책이 출간되었다. 관광지가 되기 이전의 제주도는, 제주도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 속에는 낯선 제주말이 가득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쉽고 세심한 해설이 가이드가 되어 줄 테니까 말이다.

‘한사람 생활사’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개인의 삶을 통해 시대와 사회를 이해하려는 책이다. 개인의 삶은 알고 보면 특별함으로 가득하다. 허계생 ‘삼춘’(제주도에서 삼춘은 남녀 구별 없이 어른을 지칭하는 말이다.)의 이야기에는 제주 사람들의 지혜로운 삶의 모습이, 공동체와 함께했던 연대의 풍경이,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여성의 한 생애가 펼쳐진다.

이야기는 허계생의 구술을 따라 근대화과정의 제주도 마을과 들판과 오름과 밭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삶의 이야기와 연관된 제주의 전통문화와 민속 해설이 그 길을 안내한다. 생업과 의례, 역사와 자연을 두루 담았다. 고사리를 꺾으러, 물을 길으러, 띠를 훔치러 제주 산야를 누비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노동의 삶을 익혀가는 청소년 시절을 거쳐, 한스럽고 눈물겨운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들려주는 씩씩하고 당당한 제주 삼촌의 파도 같기도 바람 같기도 한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하다. 소리를 배우고 소리를 쏟아내며 삶의 즐거움을 힘껏 발산하는 대목에 이르면 읽는 이도 시원해진다. 여전히 신나게 진행 중인 한 생애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표준어 대역을 함께 싣지 않고 고집스럽게 제주 사람의 입말을 고집한 것은, 제주어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제주 사람의 삶을 전하고 싶은 저자의 의지 때문이다. 제주어가 낯선 이들을 위해 생소한 제주어에는 설명을 달고, 책의 말미에 이 책을 위한 ‘작은 제주어사전’을 덧붙였다.
Contents
[어린 시절] 우리 계생이가 일등이라

14 4·3에 휩쓸리지 아니헌 집이 이샤?(4·3에 휩쓸리지 않은 집이 있어?)
22 쌍둥이 어젯밤에 숨 안 거둰?(쌍둥이 어젯밤에 안 죽었어?)
26 고무질도 잘하고, 사까닥질도 잘하고(고무줄도 잘하고, 뒤집기도 잘하고)
34 내터져 고사린 꺾도 못허고(내 넘쳐 고사리는 꺾지도 못하고)
44 어머니 몰래 물허벅 지엉(어머니 몰래 물허벅 지고)
53 새 도둑놈은 도둑놈도 아니(띠 도둑놈은 도둑놈도 아니야)

[청소년 시절] 어른이 된다는 것은

58 낭밧 아니민 돈 나올 데가 엇어(육묘장 아니면 돈 나올 데가 없어)
63 김발 되는 새, 지붕 되는 새(김발 되는 띠, 지붕 되는 띠)
69 장낫으로 촐 비어 눕지멍(벌낫으로 꼴 베어 눕히며)
79 수눌엉 밭갈고 수눌엉 검질 매고(품앗이로 밭갈고 품앗이로 김매고)
88 피농사 지으멍 생이 잡으멍(피농사 지으며 새 잡으며)
95 불치가 잇어사 모물농사 짓주(재가 있어야 메밀농사 짓지)
100 독 잡아그네 감저 파다그네(닭 잡아서 고구마 파서)
103 모물 도둑 잡기(메밀 도둑 잡기)
107 방애 지고 고레 골아(방아 찧고 맷돌 갈아)

[결혼과 출산] 애기 놓고 살아보려고

114 몸뗑이만 보내불어(몸뚱이만 보내버려)
119 왕왕작작한 결혼잔치(시끌벅적한 결혼잔치)
129 무서운 게 엇인 사름(무서운 게 없는 사람)
137 이노무 애기를 지우젠(이놈의 아기를 지우려고)
140 유채 장시, 콩 장시(유채 장사, 콩 장사)
145 벵원 두 번 강 난 첫똘(병원 두 번 가서 낳은 첫딸)
151 송당 새 사당 선흘서 폴고(송당 띠 사다가 선흘에서 팔고)
154 사람 털어졍 아니 아프느냐?(사람 낳는데 안 아프냐?)
156 쉐 질루고 도새기 질루고(소 기르고 돼지 기르고)
163 우리 애기들은 진짜 착헤서(우리 아이들은 진짜 착해서)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시어머니 계실 때가 호강이었지

170 단식허멍 견디멍(단식하며 견디며)
174 나 죽을 거난에 섭섭해도 하지 말라(나 죽을 거니 섭섭해하지 마라)
179 시어머니 잇인 때가 호강이랏주(시어머니 계실 때가 호강이었지)
183 엇인 시절에 무사 예의가 경 많으니(없는 시절에 왜 예의가 그렇게 많은지)
192 폴아지지 않으난 빚만 나고이(팔리지 않으니 빚만 생기고)
195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엇인 거라이(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 거야)
203 미깡낭 아니민 어디서 돈이 나올 말이라게(귤나무 아니면 어디서 돈이 나오겠어)

[소리의 길] 내 세상을 살 날은 없을 줄 알았어

210 이노무 서방 언제 죽어불코(이놈의 서방 언제 죽어버릴까)
214 소리 지를 수 있는 델 다녀봅서(소리 지를 수 있는 데를 다녀보세요)
220 소리가 병을 낫게 헌 거지(소리가 병을 낫게 한 거지)
231 댕겸시민 배워진다게(다니다보면 배워진다)
236 이추룩헌 세상도 이시카(이런 세상도 있을까)

[생활사 살펴보기]

20 4·3사건과 소개_불타버린 7년, 상흔의 70년
32 넋들임_아이들을 돌보는 삼신할망
39 숯가마와 숯막_중산간 사람들의 겨울 부업, 숯 굽기
42 제주도의 내창_바닥이 드러난 마른 내의 세계
50 제주도의 물_돈보다, 쌀보다 귀한 물
61 제주도의 녹화사업_제주도 풍경을 바꾼 나무들
67 새의 쓰임_지붕이 되고, 비옷이 되고, 덮개가 되고
75 소와 촐_소 없이도 안 되고, 촐 없이도 안 되고
84 수눌음_누구든 땀흘려 일해야 먹고살 수 있는 사회
86 보리_보리에 의지해 살아온 사람들
93 도리송당의 피농사_껍질을 아홉 겹 둘러쓴 피농사로 살아가는 여자들
98 제주도의 메밀농사_진정한 메밀의 본고장
109 방아와 맷돌_곡식 껍질을 벗겨야 먹고사는 여성들의 노동 도구
124 제주도의 결혼 의례_마을공동체가 함께 치르는 일뤠잔치
143 제주도와 유채_유채꽃밭의 역사
148 제주도 사람들의 출산과 육아_삼승할망이 돌보는 아이들
159 제주도와 돼지_돼지와 제주도 사람들의 수천 년 인연
188 제주도 사람들의 장례문화_죽은 이를 보내는 여정
206 제주도 감귤의 역사_죽음의 귤이 살림의 귤로, 보리밭의 세상에서 과수원의 세상으로
226 제주도의 민요_노래와 함께한 삶
228 제주도의 농업노동요_위로와 용기와 격려의 노래

242 제주어 작은 사전
Author
허계생,이혜영
1953년 계사년에 구좌읍 송당리에서 태어났다. 4·3사건 와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곧 아버지까지 여의고 어머니와 농사를 지으며 자랐다. 가난한 살림에 사내 몫을 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이었지만 당당한 사람으로 컸다. 스무 살에 조천읍 선흘리로 시집와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여러 장사로 나서고 농사를 지었다.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원인 모를 병이 찾아와 살길을 찾다가 소리에 눈을 떴다. 2004년 한춘자 명창에게 제주 민요와 노동요를 사사받고 2010년에는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응어리가 노래로 풀어졌던지 병도 나았다. 여러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텔레비전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하며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다.
1953년 계사년에 구좌읍 송당리에서 태어났다. 4·3사건 와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곧 아버지까지 여의고 어머니와 농사를 지으며 자랐다. 가난한 살림에 사내 몫을 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이었지만 당당한 사람으로 컸다. 스무 살에 조천읍 선흘리로 시집와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여러 장사로 나서고 농사를 지었다.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원인 모를 병이 찾아와 살길을 찾다가 소리에 눈을 떴다. 2004년 한춘자 명창에게 제주 민요와 노동요를 사사받고 2010년에는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응어리가 노래로 풀어졌던지 병도 나았다. 여러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텔레비전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하며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