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우주항공 소재(aerospace metal)’의 대명사로 불리는 타이타늄을 특수금속의 대표적인 사례로 삼아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 소재 산업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타이타늄은 한국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미래의 신소재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학계나 일부 관련 산업계를 제외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금속이다. 앞으로 우주로켓, 도심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그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신화화’된 금속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타이타늄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 방식은 기술 개발과 생산의 국산화에 맞춰져왔다. 하지만 타이타늄을 금속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하고 접근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기술 개발은 그저 하나의 R&D 프로젝트로만 남을 뿐이다.
오늘날 타이타늄 산업에서 주요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현재의 주요 군사 강대국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들 4대 타이타늄 강국들에게 냉전시대 타이타늄은 군사력의 강화를 위한 경쟁의 대상이며 혁신의 상징이었다. 특히 미국은 타이타늄을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전략적 재화로 다루며 타이타늄의 생산과 사용, 수출을 까다롭게 규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타이타늄 산업을 발전시키고 지원하며 보호해왔는지에 대해 우리는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이 책은 타이타늄을 금속으로만 접근해서는 보이지 않는, 그 성장의 역사 속에서 타이타늄을 통해 서로 다른 혁신과 변화를 꿈꿨던 기업가, 엔지니어, 정책 입안자, 연구자들의 기록을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보려는 소박한 시도이다. 또한 국가 간,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 구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주 진출과 군사 패권을 향한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앞으로의 경쟁 양상에 대한 전망도 제시하려고 한다. 어떤 부분은 산업사적인 접근이, 어떤 부분은 경제연구소의 시장보고서와 같은 시각이, 또한 어떤 부분은 국제정치학적인 분석이 두드러질 수 있지만, 이 모두가 타이타늄이라는 금속이 결국은 시대적 필요에 의해 탄생한 산물이며, 하나의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각적인 통찰을 제시하려는 의도임을 밝힌다
Contents
제1장 신들의 금속, 타이타늄
최초의 발견 그리고 타이타늄의 역사
타이타늄의 생산 공정
타이타늄의 다양한 특성
타이타늄의 종류와 용도
제2장 타이타늄과 정부
1950년대: 냉전과 정부의 지원
1960년대: 우주항공시대 타이타늄의 도약
1970년대: 주요 전투기들의 등장
1980년대: 민간 항공기 시장의 도래
1990년대~현재: 타이타늄 산업의 성숙기
제3장 타이타늄 산업
미국: 치열한 경쟁의 생존자들
러시아: 냉전 시대의 유산
일본: 비군사용 타이타늄 산업의 모태
중국: 급격한 성장과 그 이면
유럽: 메이저가 아닌, 그러나 살아남은
거대 소재 기업의 등장: Alcoa와 PCC
제4장 타이타늄과 단조 그리고 초대형 프레스들: 항공 산업의 숨은 주역
단조 공정을 사용하는 이유
최종형상근접을 위한 노력
미국: 정부의, 정부를 위한, 정부에 의한
러시아: 20세기 초대형 단조의 1인자
프랑스: 유럽 항공 산업의 중추
중국: 지상 최대 프레스와 항공 강국의 꿈
일본: 항공 산업의 재기를 위한 발판
제5장 타이타늄 시장
타이타늄 시장 규모
수요의 다변화: 생존을 위한 몸부림
비즈니스 사이클: 불황과 호황의 우울한 반복
소수의 생산국과 중국의 부상
상호의존적 국제 무역구조
글로벌 공급망: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제6장 보호와 규제: The Rules of Game
국내산 사용 의무: 국내 산업의 보호
타이타늄 비축 프로그램: 리스크 관리의 원칙
반덤핑 규제: 길고 긴 논란의 끝
수출 규제: 국가 안보와 기술 패권을 향한 수단
국제 제재: 소재 전쟁의 시작인가?
제7장 타이타늄: 혁신을 위한 소재
생체 재료로서의 타이타늄
프랭크 게리의 건축사적 업적 그리고 타이타늄
타이타늄 드라이버와 비거리를 향한 골퍼들의 열망
더 강한 Tesla를 위한 타이타늄 쉴드
다시 시작되는 초음속 여행의 꿈과 타이타늄 3D 프린팅
Author
안선주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정치학과 복수전공)를 졸업하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리콴유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국제행정대학원(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제에너지시장과 정책’을 전공하여 졸업 후 SK경영경제연구소와 프랑스 파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서 근무하였다. 현재 타이타늄과 니켈 합금 등 각 산업의 중요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특수합금의 국산화를 선도해온 ㈜KPCM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정치학과 복수전공)를 졸업하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리콴유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국제행정대학원(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제에너지시장과 정책’을 전공하여 졸업 후 SK경영경제연구소와 프랑스 파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서 근무하였다. 현재 타이타늄과 니켈 합금 등 각 산업의 중요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특수합금의 국산화를 선도해온 ㈜KPCM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