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청사진은 무엇인가
- 사회적 임팩트를 더 널리 더 깊이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
2007년 7월,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었다. “사회적기업의 설립·운영을 지원하고 사회적기업을 육성하여 우리 사회에서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 법이었다. 이 법의 제정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이 이루어져, 그로부터 15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 경제에서 ‘사회적기업’ 및 ‘사회혁신’ 영역은 매우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인증·예비 사회적기업이 전국적으로 6,000곳 이상 활동할 정도로 외연이 성장했고 협동조합·자활기업·마을기업·소셜벤처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수많은 경제조직이 사회혁신 영역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기 3년 전인 2004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사회적기업’을 소개하는 책을 발간하며 ‘사회혁신’ 영역에서 새 발걸음을 내디딘 이가 있으니, 바로 신간 『사회적 경영의 새로운 화두 스케일임팩트』의 저자 정선희 씨다. 저자는 당시 미국에서 ‘사회사업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극심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영역(제3섹터)에서도 기업적 방식을 접목하는 것, 즉 ‘사회적기업’의 활용이 필요하다며 이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다. 그래서 미국의 성공한 사회적기업의 이야기를 더 많은 독자와 공유하고자 2004년 첫 책,『이익을 만들고 행복을 나누는 사회적기업』을 출간했으며, 이후 열정적 사회활동가와 정부관계자,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를 만나 그들과 함께 ‘사회적기업’이라는, 당시로선 생소하던 분야를 알리고 개척하는 일에 활발히 동참해왔다.
때로는 사회적기업 지원조직의 대표로서, 때로는 직접 사회적기업을 창업해 운영하는 대표로서, 그리고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정책심의위원으로서 지난 15년여를 함께해온 저자는, 이제 우리도 더 효율적이고 더 효과적으로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를 확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고 말한다. 즉 그동안 사회영역의 정책과 발전 방향이 대체로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경제 조직을 수적으로 늘리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단지 조직의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사회적 임팩트가 더 커지거나 사회문제가 더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회부문 조직의 경영 또는 사회적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임팩트’를 확대하는 것이고, 그것만이 점점 늘어나고 점점 거대해지는 사회문제의 규모에 대응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부족한 금전적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사회적 임팩트를 확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가 꺼내든 화두가 ‘사회적 임팩트의 규모화’를 뜻하는 ‘스케일임팩트(scale impact)’이다. 저자는 신간 『사회적 경영의 새로운 화두 스케일임팩트』에서 비즈니스의 규모화를 뜻하는 익숙한 용어 ‘스케일업(scale up)’이 아니라 사회부문 조직 본연의 목적을 반영한 표현인 ‘스케일임팩트’를 더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사회부문에서 시도되는 스케일링 곧 ‘규모화’란 비즈니스나 조직 자체의 성장을 넘어서는 개념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사실 사회부문 조직의 확대 대상이 조직의 규모가 아니라 ‘사회적 임팩트’라는 관점은 얼핏 당연한 말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사회혁신 분야에서 신기원을 개척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새로운 생각이다. 실상 이전까지는 사회부문도 특정 조직 자체의 성장에 경도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개념전환은 현장의 사회혁신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실천적 함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조직의 크기나 규모를 늘리지 않고 어떻게 사회적 임팩트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을지 궁리하는 사회혁신가들이 이러한 개념전환을 통해 사회적 임팩트를 확장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조직적 성장이나 중앙집권적 운영을 넘어 자신들의 임팩트를 확대할 다양한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Contents
들어가는 글
CHAPTER 1 왜 지금 ‘스케일임팩트’인가
큰 연못에 조약돌 하나 던지기
“바퀴를 다시 발명하지 마라” ·
미국과 영국의 스케일임팩트 역사와 최근 동향 ·
조직생애주기에 따른 스케일임팩트 ·
스케일임팩트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
스케일임팩트와 사회혁신, 임시방편적 해결책 너머 ·
스케일임팩트의 잠재적 이점 ·
스케일임팩트는 ‘전략적 선택’ ·
CHAPTER 2 스케일임팩트란 무엇인가
사회부문, 무엇을 규모화할 것인가 ·
스케일임팩트에 대한 다양한 정의 ·
스케일임팩트의 여러 형태 ·
스케일임팩트에서 나타나는 다섯 가지 공통점 ·
‘사회적복제’, 스케일임팩트의 핵심모델 ·
스케일임팩트, 영리기업의 규모화와는 어떻게 다른가? ·
CHAPTER 3 스케일임팩트를 위한 전략과 모델
‘스케일임팩트’ 모델의 유형 ·
‘사회적복제’ 모델의 세 가지 유형 ·
스케일임팩트를 위한 적정 모델 선택의 조건 ·
CHAPTER 4 스케일임팩트, 성공으로 가는 길
스케일임팩트의 성공요소를 담은 대표적 두 모형 ·
성공의 전제조건, 증명된 모델 ·
스케일임팩트를 성공시키는 핵심요소들 ·
스케일임팩트와 미션드리프트 ·
CHAPTER 5 그들은 어떻게 선한 골리앗이 되었나? | 그룹SOS |
작은 조직 세 개가 그룹의 디딤돌이 되어주다 ·
그룹의 탄생, ‘고래’가 아닌 ‘물고기 떼’를 지향하다 ·
사업다각화와 인수합병을 통한 스케일임팩트 ·
주주도 없고 배당도 없는 비영리 거대조직 ·
그룹SOS가 보여준 이기는 전략 ·
CHAPTER 6 협력네트워크로 완성해낸 제휴모델의 모범 | 유스빌드 |
고장 난 시스템을 메워준 ‘네트워크’의 힘 ·
“어른들이 지지해준다면, 너희들은 무엇을 바꿀 거야?” ·
YAP의 하우징 모델,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더 멀리 나아가다 ·
연합하고, 로비하라! ·
강력한 네트워크로 부작용을 극복하다 ·
유스빌드USA의 라이선싱 전략 ·
중앙의 통제와 지역의 자율 사이에서 균형 잡기 ·
유스빌드 프로그램, 지역 복제에서 해외 복제로! ·
CHAPTER 7 ‘협동조합’에서 ‘소셜프랜차이즈’, 그리고 ‘합병회사’로의 변신 | CASA |
CASA의 시작점, SHCA 이야기 ·
‘입증된 모델’로서 SHCA 사업모델의 성공요인 ·
CASA의 설립과 복제 성공의 3요인 ·
CASA의 소셜프랜차이즈 시스템, 목표달성을 향한 상생의 선택 ·
또 하나의 도약, ‘CASA 원’으로 하나 되기 ·
자폐인에게서 발견한 남다른 능력 ·
‘민들레 원칙’에 기초한 혁신적 고용모델과 운영원칙 ·
스케일임팩트의 시작, 세계 각국의 요청에 응답하다 ·
‘직접전략’과 ‘간접전략’을 혼용한 복합의 전략 ·
스케일임팩트 프로세스의 진화와 새로운 모멘텀 만들기 ·
CHAPTER 9 ‘오픈소스’가 불러온 위대한 성공 | 카붐 |
놀이터를 세우며 지역사회도 일으켜 세운다 ·
카붐의 프로젝트 펀딩, 기업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하다 ·
오픈소스 방식, ‘수혜자’를 ‘공동생산자’로 만들다 ·
‘보급모델’의 한계 뛰어넘기 ·
모니터연구소가 분석한 카붐의 성공요소 일곱 가지 ·
이젠 ‘놀이터’가 아니라 ‘플레이어빌리티’를 만든다! ·
Author
정선희
서울대학교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사회사업학 석사를 마쳤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사회사업을 공부하며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한국으로 돌아와 ‘사회적기업’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사단법인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를 설립해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사회적기업과 함께했다. 그런 한편 변호사, 회계사, 디자이너 등 전문가 자원봉사 프로그램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을 개척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국내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카페오아시아’를 설립해 다문화 여성들의 안정적 일터를 만드는 일에 힘썼다.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등의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기업과 일자리 관련 위원회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사회적기업 육성 전문위원으로서 사회적기업 관련 정책 심의, 인증 심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겸임교수로서 ‘사회적경제’ 강의를 하며 학생들과 만나기도 했다. 다방면에서 사회적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이익을 만들고 행복을 나누는 사회적기업》, 《한국의 사회적기업》, 《성공하는 사회적기업의 모든 것》이 있다.
요즘은 랩써드(Lab3rd)라는 이름을 건 연구실에서 아직 다뤄지지 않은 사회적 이슈를 찾아 공부하며 지내고 있다. ‘랩써드’라는 이름에는 시민사회 부문, 곧 ‘제3섹터’에 대한 관심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여 그 가치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사회사업학 석사를 마쳤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사회사업을 공부하며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한국으로 돌아와 ‘사회적기업’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사단법인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를 설립해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사회적기업과 함께했다. 그런 한편 변호사, 회계사, 디자이너 등 전문가 자원봉사 프로그램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을 개척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국내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카페오아시아’를 설립해 다문화 여성들의 안정적 일터를 만드는 일에 힘썼다.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등의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기업과 일자리 관련 위원회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사회적기업 육성 전문위원으로서 사회적기업 관련 정책 심의, 인증 심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겸임교수로서 ‘사회적경제’ 강의를 하며 학생들과 만나기도 했다. 다방면에서 사회적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이익을 만들고 행복을 나누는 사회적기업》, 《한국의 사회적기업》, 《성공하는 사회적기업의 모든 것》이 있다.
요즘은 랩써드(Lab3rd)라는 이름을 건 연구실에서 아직 다뤄지지 않은 사회적 이슈를 찾아 공부하며 지내고 있다. ‘랩써드’라는 이름에는 시민사회 부문, 곧 ‘제3섹터’에 대한 관심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여 그 가치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