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저자는 교실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꾸준히 기록해 왔다. 『낯선 교실 탐구 생활』은 그 두 번째 기록으로, 코로나 여파로 낯설게 변한 교실 풍경을 섬세하고 따뜻한 눈길로 잡아낸다. 전작 『교실 수면 탐구 생활』에서 보여준 무심한 듯 다정한 시선과 유쾌하면서 무겁지 않은 태도는 이 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안타까움과 혼란스러운 감정 또한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아이들이 사라진 학교에서 발견한 낙서를 ‘고대 유물’처럼 쓸쓸히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오랜만에 등교한 아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조용히 지내는 모습이 그려지고, 한 번도 맨얼굴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을 급식실에서 마주하고는 ‘경이로움’마저 느끼는 장면이 이어진다. 마스크가 만들어 낸 거리 덕분에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말하는 학생들에게서 지금껏 존재한 적 없던 ‘독특한 미학을 지닌 커뮤니케이션’을 발견하고 모종의 설렘을 느끼기도 한다. 책에 수록된 100여 컷의 정성스런 드로잉을 바라보며 독자는 다정한 거리두기로 혼란의 한가운데를 통과해낸 십대들을 뭉클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다.
Contents
들어가는 글 _ 우리는 강을 건너고 있다
1부 오랜만이야
복도 낙서 / 온라인 클래스 키즈가 온다 / 대면 수업의 장면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너의 이름은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22학년도 수능 D-5 / 교실 X-ray / 지치지 말자 우리
2부 달라졌네
이럴 수가 / 너의 모습은 / 마기꾼들 / 오늘의 스타일링 / 정성껏 말하기 /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 / adidas는 어디에 / 외계인과의 마라톤 / 비 오는 날의 아슬아슬 / 약간의 바나나 우유 / 갖춰 놓고 공부하고 싶었어요 / 어떤 잔인함 / 대답을 하라고요? / 내 나이 열일곱
3부 변함없구나
시냇물 / get up stand up stand up for your sleep / 에라 모르겠다 1 / 에라 모르겠다 2 / 참을 수 있는 잠 vs 참을 수 없는 잠 / 잠들기 1초 전 / 오늘의 능수능란함 / 기말고사 걱정 / 우리 사이 / 시험 기간에 꼭 / 해야 할 일 열 가지 / 졸음 방지 책상의 쓸모 / 설마 / 인생무상 점입가경 / ASMR의 세계
4부 그렇게 우리
월요일의 기분 / 실화 / 떡 돌리는 B / M의 팔레트 / 5성급 교실 어매니티 : 분필의 미학 / 여학생의 시간 / K-청소년에 대하여 / 집에 간을 놓고 온 소년 Q / 벚꽃 엔딩, 코로나 엔딩 / 졸업식의 V / 남의 집 귀한 자식 / 각도 조절에 대하여 / 라테의 무의식 / 교실의 중력가속도
부록 _ 낯선 세상에 울렁거릴 때 / 낯선 세상에 설렐 때
Author
정지은
서울의 공립 고등학교 국어 교사. ‘심야교실’이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학교 안팎의 이야기, 사적 존재로서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고 그림을 그려 왔다. 쓴 책으로 『고딩 관찰 보고서』 『교실 수면 탐구 생활』이 있다.
서울의 공립 고등학교 국어 교사. ‘심야교실’이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학교 안팎의 이야기, 사적 존재로서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고 그림을 그려 왔다. 쓴 책으로 『고딩 관찰 보고서』 『교실 수면 탐구 생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