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마르 시대, 전쟁의 패배가 불러온 고통을 없애기 위해 다시금 전쟁을 준비하는 국가폭력 앞에서 사람들은 조용했다. 그들을 대신한 시대의 선봉은 ‘작가’였다. 주제는 ‘절망’이었다. 이들은 현실 경험세계에 대한 치밀한 천착으로 표현주의의 시동을 건다. 진실에 매달린 표현주의자들은 붓놀림으로 정치적 함성을 대신한다. 표현은 하염없는 ‘관찰’과 ‘생각’이 끝난 다음의 ‘일’이다.
‘미술로 보는 정치’는 정치연구에서 생소하다. 그러나 ‘보고 기억하며 회상’하는 감각적 인지야말로 정치관계의 이해에 효과적이다. 이 책은 ‘미술정치학’을 통해 정치탐구의 지평을 넓히고, 폭력의 역사 속에서 절망하는 인간들을 살핀다.
Contents
프롤로그
제1장 미술의 정치성과 미술정치: 인상주의 저물고 표현주의 뜨다
1. 표현의 정치와 권력화: 꾸밈과 드러냄은 어떻게 다른가
2. 공격과 바로 드러내기: 굶주린 야수여, 먹이를 뜯어라
주석
제2장 표현주의의 지속과 변화: 보이지 않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
1. 후기 표현주의의 분화: 진실주의·신즉물주의·마술적 사실주의
2. 바이마르의 미술정치: 국가는 덧없고 사람들은 흔들리는데
주석
제3장 절망의 미술정치: 위로와 변호
1. 매춘(賣春)과 매춘(買春)
2. 자살과 색정 살인
3. 카바레와 살롱
4. 전쟁과 패배
주석
제4장 한국의 표현주의: 미술사상의 번짐과 스밈
1. 국경의 해체와 미술의 힘: 절망은 어디서나 넘쳤다
2. 한국미술과 작가의 표현정치: 미술사는 끊어지지 않는다
주석
에필로그
참고문헌
Author
박종성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원대학교를 정년퇴직하고 명예교수는 사양했다. 정치와 관계 맺는 주변의 끈끈함으로 작업의 중심을 삼고 있다.
『혁명의 이론사』(1991) 쓸 때만 해도 그 공부만 할 줄 알았다. 혁명가는 쓰러져도 그가 빠져들던 믿음의 불꽃만큼은 오래갈 것 같아 붙잡은 게 『박헌영론』(1992)이라면 『왕조의 정치변동』(1995)과 『강점기 조선의 정치질서』(1997), 『한국정치와 정치폭력』(2001)은 이성계부터 김대중까지 이어진 육백년 곡절 3부작이다. 사회혁명 한번 없던 나라였지만 단서만큼은 또렷하여 『정치는 파벌을 낳고 파벌은 정치를 배반한다』(1992)와 『인맥으로 본 한국정치』(1997)를 쓰고 『한국의 파벌정치』(2012)로 판을 키운다. 허구한 날, 되도 않는 국가 걱정이나 하며 헛기침해대도 ‘몸’ 파는 여인의 ‘몸’ 하나 구원 못하는 옛날 정치학이 버거워 덤벼든 게 『한국의 매춘』(1994)과 『권력과 매춘』(1996)이었으나 짜증난 학생들을 위해 영화와 문학을 강의실로 끌어들인다. 『정치와 영화』(1999)를 쓰고 『포르노는 없다』(2003)와 『문학과 정치』(2004)를 출간하는 사이, 세기는 바뀌지만 정치를 들여다 볼 인식의 창은 널려있었다. 『한국 성인만화의 정치학』(2007)도 틈새에서 찾은 ‘오목렌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역사는 늘 어쩌지 못할 ‘거울’이었다. 유가의 논리로만 왕조국가를 보는 게 못마땅한 『조선은 법가의 나라였는가』(2007)가 그러하고 『백정과 기생』(2003) 역시 마찬가지다. 『씨네 폴리틱스』(2008) 또한 정치영화의 역사성을 천착한 경우지만 밖에서 들여다 보는 안이 더 환하여 그 기운으로 『패션과 권력』(2010)을 꾸린다. 공부의 빈틈이라 여기며 『사랑하다 죽다』(2012)와 이번 책도 내지만 그랬다고 세상이 어쩌리라곤 꿈도 안 꾼다.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원대학교를 정년퇴직하고 명예교수는 사양했다. 정치와 관계 맺는 주변의 끈끈함으로 작업의 중심을 삼고 있다.
『혁명의 이론사』(1991) 쓸 때만 해도 그 공부만 할 줄 알았다. 혁명가는 쓰러져도 그가 빠져들던 믿음의 불꽃만큼은 오래갈 것 같아 붙잡은 게 『박헌영론』(1992)이라면 『왕조의 정치변동』(1995)과 『강점기 조선의 정치질서』(1997), 『한국정치와 정치폭력』(2001)은 이성계부터 김대중까지 이어진 육백년 곡절 3부작이다. 사회혁명 한번 없던 나라였지만 단서만큼은 또렷하여 『정치는 파벌을 낳고 파벌은 정치를 배반한다』(1992)와 『인맥으로 본 한국정치』(1997)를 쓰고 『한국의 파벌정치』(2012)로 판을 키운다. 허구한 날, 되도 않는 국가 걱정이나 하며 헛기침해대도 ‘몸’ 파는 여인의 ‘몸’ 하나 구원 못하는 옛날 정치학이 버거워 덤벼든 게 『한국의 매춘』(1994)과 『권력과 매춘』(1996)이었으나 짜증난 학생들을 위해 영화와 문학을 강의실로 끌어들인다. 『정치와 영화』(1999)를 쓰고 『포르노는 없다』(2003)와 『문학과 정치』(2004)를 출간하는 사이, 세기는 바뀌지만 정치를 들여다 볼 인식의 창은 널려있었다. 『한국 성인만화의 정치학』(2007)도 틈새에서 찾은 ‘오목렌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역사는 늘 어쩌지 못할 ‘거울’이었다. 유가의 논리로만 왕조국가를 보는 게 못마땅한 『조선은 법가의 나라였는가』(2007)가 그러하고 『백정과 기생』(2003) 역시 마찬가지다. 『씨네 폴리틱스』(2008) 또한 정치영화의 역사성을 천착한 경우지만 밖에서 들여다 보는 안이 더 환하여 그 기운으로 『패션과 권력』(2010)을 꾸린다. 공부의 빈틈이라 여기며 『사랑하다 죽다』(2012)와 이번 책도 내지만 그랬다고 세상이 어쩌리라곤 꿈도 안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