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홀로 먼 길을 가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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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1/01/11
Pages/Weight/Size 142*210*16mm
ISBN 9791165793272
Categories 에세이
Description
세상의 끝, 삶의 끄트머리에서 만난
고독과 소박함과 가난의 기쁨…
그 십여 년의 진솔한 기록


1996년 함민복 시인은 강화도의 마니산을 찾았다가 그곳의 풍광에 매료되었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갯벌에 뻗은 수백 갈래의 물길이 바다의 뿌리를 이루고 있었다. 부초처럼 떠돌던 그의 영혼과 육신이 쉬어갈 만한 곳이었다. 이후 시인은 ‘섬사람’으로 살면서 텃밭을 가꾸고 어선을 타고 동네의 잡일을 돕고 글을 쓰고 시를 썼다. 하나라도 더 취하려고 부단히 달려가는 자본주의의 트랙에서 벗어나 느리고 가난하게 살았다.

『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는 바람결에 떠돌던 씨앗이 흙에 뿌리내리고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듯, 시인이 강화도라는 밭의 양분을 빨아들이며 삶을 더욱 깊이 체험했던 십여 년의 기록을 담고 있다. 매사에 무심해 보이는 섬사람들의 일상은 단순하고 평화롭다. 늘 같은 듯하면서도 서서히 변화하는 자연의 소박한 경이로움은 큰 가르침을 준다. 산과 땅과 바다와 사람에 많은 것을 기대어 살아가는 ‘원시적인’ 삶 속에서 시인은 결핍과 상실과 고독이 축복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삶이란 섬으로 태어나 홀로 먼 길을 가는 것임을, 그 고단함과 외로움이 우리를 살게 하는 것임을 되새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삶의 방향성을 다시 잡아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함민복 시인이 담아낸 진솔한 언어들은 현대 문명이 주는 달콤함과 북적거림에 익숙해 있는 동안 상실했던 ‘나’와 삶의 의미를 다시 만나는 마음의 공간을 터줄 것이다. 그리고 시인이 직접 선별해 심어놓은 아름다운 시편들은 무언가로부터 뒤처지고 있다는 조급함과 분주함에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
Contents
저자의 말 _ 내 마음을 떠난 마음들 그, 그리운 섬들

하나. 바람을 만나니 파도가 높아진다
흔들린다
텃밭
늦가을 바닷가 마을의 하루
달이 쓴 ‘물때 달력’ 벽에 걸고
배가 웃었다
섬에서 보내는 편지
입 짧은 병어 속 작은 밴댕이
밤길

둘. 추억을 데리고 눈이 내렸다
스피커가 다르다
그 샘물줄기는 지금도 솟고 싶을까?
추억 속의 라디오
뱃멀미
내 인생의 축구
스테인리스스틸 이남박
첫눈

셋. 통증도 희망이다
긍정적인 밥
사람들이 내게 준 희망
고향에 돌아가리라

죄와 선물
그리운 사진 한 장
어머니의 소품
절밥
벚꽃이 피면 마음도 따라 핀다

넷. 읽던 책을 접고 집을 나선다
봄비
봄 산책
봄 삽화 한 장
꽃비
고라니
석양주
《자산어보》를 읽고
수작 거는 봄
시계
파스 한 장

다섯. 물컹물컹한 말씀
나마자기
술자리에서의 충고
정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걸까?
폭력 냄새나는 말들
‘해안선순환도로’라는 말을 생각하며
먼지의 제왕
고욤나무 아래서
그냥 내버려둬 옥수수들이 다 알아서 일어나
팔무리
항아리
내가 만난 마을 혹은 도시에 관한 기록들
Author
함민복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