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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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5/20
Pages/Weight/Size 153*224*20mm
ISBN 9791165121631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울산바위’와 함께 속초의 사계를 ‘의궤’로 남기는 신민걸 시인

2016년 시전문 계간지 『문학청춘』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신민걸 시인이 데뷔 8년 만에 첫 시집 『울산바위의궤』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63번으로 출간했다.

신민걸의 첫 시집을 관통하는 테마는 ‘울산바위의궤’다. 시인은 ‘행사나 의식의 흐름을 낱낱이 옮긴 꼼꼼한 기록을 의궤’라고 그 뜻을 밝히고 있다. 울산바위가 스스로를 기록하는 ‘자연의궤’를 마주하며, 신민걸 또한 ‘산 아래 의궤’를 기록하고 있다. “새벽에 보고 아침 먹고 보고 혹시나 반차도를 찾아보는데” 자연계의 문무백관들이 제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시집은 울산바위의 사계절을 계절 순으로 써나가며 “사무치게 그리운 너”를 찾아가고 있다.

울산바위는 ‘전설 따라 삼천리’에 소개된 금강산 일만이천 봉이 되려다 좌절되는 그런 울산바위가 아니다. 울산바위는 봄여름가을겨울 우는 소리를 달리하며 산 아랫사람들을 보듬는다. 계절마다 우는 소리가 다른 산. 제대로 울 줄 아는 산이 바로 울산바위다. 울산바위의 울음소리는 곧 울산바위의 목소리이며 산 아래를 품는 가슴이며 사랑이다. 신민걸은 태백준령에 기대앉은 울산바위를 통해 ‘울산바위의궤’를 기록 중이다. 하여 홍련암, 의상대, 노리, 해답, 청대산 등을 주유하며 시를 쓴다.

울산바위를 마치 신령처럼 여기는 시인은 「울산바위의궤 둘」에서 “주름진 돌가슴”에 합장하고 빈다. 고단한 새들의 안녕을. 여섯 개의 주봉으로 솟은 울산바위는 현실에서 가까운 피안으로 자리한다. 「울산바위의궤 셋」에서는 울산바위로 아버지를 모셔온다. 아버지는 늘 하던 대로 마른걸레로 수석을 닦으신다. 아버지 손에 청려장을 들려 울산바위를 휘휘 돌게 하며 아버지를 만난다. 시인은 울산바위를 생명의 전답으로 쓰고 있다. 그곳에 모내기도 하고 곤줄박이, 흰뺨검둥오리, 물매화를 기르며 산을 돌보고 있다. “울울한 산은 늘 평등보다 무등이었”음을 노래한다.

신민걸의 시는 노래다. 요즘 시에는 노래가 빠지고 결여와 변명과 비명들의 수다일 뿐이다. 신민걸의 시는 시의 본질을 지니고 있다. 리듬과 하모니의 노래다. “가볍게 살자”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노래하는 발화 형태도 둥두렷하다. 시의 호흡이 길고 행과 연의 배치도 자유로워지면서 서술적 산문성이 보이는 것은 할 말을 감추지 않으려는 신민걸의 시적 발화 의지 때문이다. 그의 시는 맑고 넓다. 이 다함 없는 투명함과 다함 없는 넓음을 시인은 길어올린다. 길어올린 시의 언어들로 세상사 모순과 갈등을 중화하고 생멸을 거듭하는 주변 사물에 보내는 따뜻하고 뭉클한 시선들이다.

신민걸의 언어들은 ‘진지함’을 지향한다. 그의 시어는 숱하게 등장하는 동식물들의 이름, 고어, 방언 등의 자유로운 구사에서도 비롯된다. 이런 특성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십분 발휘하며 생소한 어휘들은 시의 맛을 더 증폭시킨다. 또한 가벼운 의성어, 의태어는 그가 언어 사용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신민걸의 첫 시집에 실린 시들 중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참 아름다운 시다. 시인은 왕피물벌의 자맥질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떠올려 본다. 작은 하천 하나에서 우주를 발견해 낸다. 그리고 “천상열차분야지도”를 그려낸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속엣나 다 버리고 더 내가” 될 수 있을까. “아무도 몰라서 무른 보폭으로” 우주를 걸어 다니는 신민걸을 만나게 된다.
Contents
시인의 말 · 5

1부

참꽃 · 13
사람을 살아 · 14
걸어갈까 날아갈까 · 16
성간물질 · 17
앵두살구복사별 · 18
나절가웃 지나 · 19
울산바위의궤 둘 · 20
기일(忌日) · 21
회양목에 잠들다 · 22
꽃이 꽃을 피우고 죽네 · 24
사금파리는 왜 반짝이는가 · 26
저 어문 별로 앉아 · 27
의상대 장송곡 · 28
울산바위에다 모를 내면 · 29
가물 · 30
천상열차분야지도 · 32
황매우 마실방 · 33
노리 수갑 · 34
곤줄박이 불러서 · 36
흰뺨검둥오리 자맥질하듯이 · 37

2부

울산바위의궤 · 41
개망초 · 42
별머루 · 44
크림빵이 좋아 · 46
언니야 사탕 · 48
뱃구레 속엔 네 울음만이 · 49
젖는 집 · 50
어이, 점례씨 · 52
코끼리와 소년 사이에 · 54
망초밭에서 하소연을 적다 · 56
쌍화점 · 58
오이가 휘는 까닭 · 60
해답(蟹畓) · 62
알사탕 · 64
부운허실반차도 · 65
그림자가 뭇 그늘이 되기까지 · 66
내 매미지 · 68
해씨네 텃밭 · 70
니 등에 등에 · 72
봉래, 산에서 · 74

3부

개미가 일을 간다 · 77
어쩌면 좋아 · 78
여부가 있겠습니까 · 79
하늘소 · 80
육추 · 82
옳다구나 · 84
깨끼춤 · 86
들깨를 싣고 가네 · 88
직박구리가 직박구리를 부르는데 · 89
말을 하면 단풍 · 90
솜씨가 좋아 · 91
영면에 들다가 · 92
청대산 청려장 · 94
소꿉 · 96
만천리 도리깨바람 · 98
방증 · 100
물매화를 만났고 · 101
울산바위의궤 넷 · 102
억새가 갈대를 불러 · 104
나비 잠옷도 없이 온 사람이 · 105

4부!

닥치기 전에 · 109
춥다 · 110
얼음화석 · 112
대밭에서 답하다 · 114
유연한 유언 · 116
炭멀미 · 118
炭 · 119
좌대 깎는 시늉 · 120
유행가 · 122
울산바위의궤 여섯 · 124
딱새를 부른다 · 126
울산바위의궤 셋 · 128
폭설, 폭소 · 129
달빛도 좋겠고 · 130
꼭 돌아오란 화살표 · 132
울산바위 머물고 · 133
홍련암 · 134
볕 들 방 · 135
울산바위의궤 다섯 · 136
떠나기 전에 잠시만 · 137

해설_ 나는 누구에게 아름다운 이름인가/ 박대성 · 138
Author
신민걸
불뫼 태백으로 나서 눈뫼 설악과 살아요. 2016년 『문학청춘』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속초지부 회원. 속초 〈물소리詩낭송회〉 동인 활동 중.
불뫼 태백으로 나서 눈뫼 설악과 살아요. 2016년 『문학청춘』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속초지부 회원. 속초 〈물소리詩낭송회〉 동인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