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이 〈동아시아 재난의 기억, 서사, 치유―재난인문학의 정립〉이라는 연구 어젠다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지 두 해째가 되었다. 어젠다와 관련한 학술행사, 곧 학술세미나와 공동연구회, 포럼, 국내·국제학술대회가 다양하게 열리는 한편, 인문학의 대중적 확산을 위해 별도로 설치한 지역인문학센터에서는 ‘재난인문학 강좌’와 ‘HK+인문학 강좌’를 다채롭게 개설, 운영해 온 바, 이를 토대로 하는 재난인문학 연구총서와 교양총서 간행 작업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재난과 여성』은 바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기획된 첫 번째 ‘재난인문학 교양총서’이다.
인류가 지나온 발자취를 재난이라는 렌즈를 통해 살펴볼 것 같으면 인류의 역사는 다름 아닌 재난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수와 가뭄, 태풍, 지진, 해일 등 온갖 종류의 자연재난을 비롯하여 산불 및 각종 화재, 대형 사건과 사고, 전쟁과 국가 폭력, 끊임없이 생명을 위협해 왔던 전염병 혹은 감염병 등 개인의 실수나 잘못, 사회나 국가가 저지른 억압이나 시스템 붕괴에 의해 이루어진 사회재난이 끊임없이 일어났던 것이 바로 인류의 역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서는 황사와 미세먼지, 폭염, 식량난, 이로 인한 난민 발생 등 기후 관련 재난도 날로 심화되고 있음도 간과하기 어려운 일이다.
실로 다양한 종류의 재난 상황에 놓여 그러한 재난을 온몸으로 겪어 왔던 사람들 가운데 여성은 때로 그 고난과 희생이 가장 컸던 재난 약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선봉에 서서 재난에 맞서 대응하는 한편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 온 낡은 규범과 지배 이데올로기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난 속에 놓인 여성들이 걸어 온 길을 담아내고자 노력하였다.
Contents
머리말?4
제1부 전쟁, 여성 규범을 변화시키다 15
제1장 전쟁 재난과 여성-조선시대 전쟁소설에서 근대 의병가사까지?_ 김영미 16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17
조선시대 전쟁 재난 소설 속 여성들; 정절에 포획되다 22
전설과 역사 속 참전 여성들; 밥할머니에서 윤희순까지 34
글을 맺으며; 다성적 목소리의 복원을 위하여 46
제2장 한국전쟁이 여성의 삶에 남긴 것?_ 예지숙 50
3년간의 전쟁이 남긴 것 52
확대되는 여성의 경제 활동
?농부, 행상, 노점상, 식모, 미군부대 세탁부, 계 오야 55
성매매와 기지촌 61
전쟁미망인의 외롭고도 당당한 삶 68
소처럼 일하니 좋은 대접 해줍디까? 72
여자들이여 가정으로 돌아가라 75
글을 마치며 77
제2부 지배 이데올로기, 내면화되다 81
제3장 『안티고네』의 재난은 따로 있었다-드러나지 않은 뒷이야기_ 우승정 82
여성의 권위를 외면해 온 기록들: 수메르부터 아테네까지 85
정치 선전을 위한 기록으로서 『안티고네』 94
제4장 정치적 재난에 대처하는 여성들?_ 황수연 104
士禍를 극복하고 가문을 지키다
사대부 가문의 정치적 재난, 士禍 105
정치적 재난에 대처하는 여성들: 사화를 극복하고 가문을 지킨 여성들 109
‘여사(女士)’와 ‘독서군자(讀書君子)’, ‘비세속녀(非世俗女)’ 143
사화를 일으킨 남성, 고난을 감당하는 여성 / 재평가되는 남성, 잊혀진 여성 145
제5장 여성의 복수는 왜 권장되었나?_ 김기림 152
교훈서, 복수까지 포섭하는가 153
여성 교훈서들이 변화하다: 수신에서 정렬을 거쳐 복수까지 156
여성들은 누구를 위해 어떻게 복수했는가 165
여성의 복수는 왜 등장하고 권면되었는가 174
국가 존속을 위한 가(家) 보호가 필요한 시대 요구 179
여성을 국민으로 불러내어 충(忠)으로 유도하다 181
여성의 힘은 확대 해석되고 짐은 증가하다 186
제6장 전족(纏足; Chinese Foot-binding)-전통, 욕망, 억압 그리고 해방 ?_ 이영란 194
들어가기 195
아프고 불편해도 해야만 하는 전족 196
삼촌금련(三寸金蓮)을 만들려면 199
누구의 욕망인가 203
전족은 언제부터 유행했나 209
전족을 거부하다 215
전족 반대 운동의 확산 218
전족 반대의 확대, 여학 221
나가기 223
제3부 재난의 삶은 계속된다 229
제7장 재난은 계속된다, 일본군‘위안부’서사-김숨 소설 읽기?_ 이숙 230
회억하고 기억하다 231
일본군‘위안부’서사에 관하여 233
「뿌리 이야기」, 근원과 실존을 이야기하다 236
『한 명』과 『흐르는 편지』, 모멸과 염원을 이야기하다 239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회고와 회한을 이야기하다 245
일본군‘위안부’소설, 재난의 영속성을 말하다 249
제8장 전쟁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영화 〈미망인〉(박남옥 감독, 1955)에 재현된 전쟁미망인?_ 최은영 254
박남옥, 영화산업의 폐허 속에서 태어난 여성 감독 255
순결한 여성과 위험한 여성의 경계에 선 ‘미망인’ 259
미망인의 섹슈얼리티, 거울보기 263
정상 가족의 환영에서 벗어나기 268
Author
조선대학교 재난인문학 연구사업단,김기림,김영미,예지숙,우승정,이숙,이영란,최은영,황수연
조선대학교 기초교육대학 자유전공학부 교수.
한문학과 조선시대 여성의 일상생활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번역서로 『19세기?20세기초여성생활사자료집3』, 논문으로 「공사견문록의 여성 유형과 여성생활사 측면에서 본 의의」, 「대책문 쓰기 전략과 글쓰기 수업에의 활용 방안 모색」 외 다수가 있다.
조선대학교 기초교육대학 자유전공학부 교수.
한문학과 조선시대 여성의 일상생활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번역서로 『19세기?20세기초여성생활사자료집3』, 논문으로 「공사견문록의 여성 유형과 여성생활사 측면에서 본 의의」, 「대책문 쓰기 전략과 글쓰기 수업에의 활용 방안 모색」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