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민주주의 국가에도 정치 과정을 장악한 군계일학의 리더가 존재한다거나 존재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약한 리더”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강함을 추앙하고 약함은 부정적인 것,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본다. 강한 리더가 곧 바람직한 리더라는 공식이 오늘날 ‘강한 리더라는 신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라면, 리더의 강한 이미지가 대부분 교묘한 책략이나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신화의 또 다른 일면이다.
현대 정치 리더십 연구의 권위자인 옥스퍼드대학 아치 브라운 교수는 이 책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샤를 드골,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둥, 미하일 고르바초프, 마거릿 대처 등 현대사에 이름을 새긴 강한 리더들의 신화를 뒤집는다.
20세기에 권위주의 통치를 경험한 한국의 국민들은 과도한 권력을 가진 리더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 구세대 중에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독재자’ 박정희 시절에 향수를 품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 한국에서는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 독재에 비해 민주주의가 가진 많은 장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 안정된 리더십은 바람직하며, 강력한 집단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의회와 국민이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정부가 법의 범위 안에서 작동할 때, 행정부가 집단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권력의 개인화는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이나 총리의 과대망상을 조장하고, 내각의 동료 정치인에게 복종과 자기 검열을 요구하고, 강한 리더가 되라고 부추기는 추세에 우리가 동조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각을 완전히 장악하거나 내키는 대로 우회하는 정부 수반, 자신의 결정에 도전하면 장관들마저 자리에서 쫓아내는 리더를 염원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 강한 리더라는 신화는 면밀한 검토 앞에서 항상 무너지고 만다.
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Contents
한국어판 서문 8
|서문|
개인 리더십과 집단 리더십 27
트루먼 사례 34
리더십과 권력 38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 선택하기 43
|1장 맥락 속에서 살펴본 리더|
정부와 리더십 사상의 진화 52
영국의 ‘예외주의’ 58
미국 헌법과 그 유산 60
프랑스 혁명 63
민주주의의 진화와 민주적 리더십 65
문화적 배경 70
정치 문화 73
심리적 차원 82
리더십 제도 88
리더와 정당 93
리더와 정부 형태 97
|2장 민주적 리더십 : 신화, 권력, 스타일|
리더와 선거 결과 104
영국 선거 결과에 당 대표가 미치는 영향 110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했나? 116
미국 대통령직에 가해지는 제약 117
미국 대통령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2
영국 총리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9
처칠과 애틀리 131
맥밀런 총리 145
대처와 블레어 148
|3장 재정의형 리더십|
재정의형 리더 : 미국 대통령의 사례 158
프랭클린 D. 루스벨트 158
린든 B. 존슨 164
로널드 레이건 - 재정의형 리더? 170
영국의 재정의형 리더 171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영국 자유당 내각 172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노동당 정부 175
재정의형 리더 마거릿 대처 178
중요한 혁신을 이룬 영국 정부들 185
앨릭 새먼드와 영국 해체 가능성 191
전후 독일의 재정의형 리더 194
콘라트 아데나워 196
빌리 브란트 199
헬무트 콜 203
그 밖의 재정의형 리더 207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210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212
타이완의 사례 214
|4장 변혁적 정치 리더십|
샤를 드골 223
아돌포 수아레스 234
미하일 고르바초프 243
설득의 힘 252
덩샤오핑 260
넬슨 만델라 267
변혁적 리더와 영감을 주는 리더 275
|5장 혁명 및 혁명적 리더십|
혁명의 특징과 결과 287
멕시코 혁명 290
1911-12년 중국 신해혁명 295
아타튀르크와 터키 혁명 303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07
1917년 러시아 혁명 307
동남부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17
아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323
중국의 공산 정권 323
호찌민과 베트남 공산주의 세력의 집권 326
캄보디아의 폴 포트와 킬링필드 331
북한 - 김일성의 집권 333
쿠바 혁명 334
동유럽 공산주의의 종말 - 혁명이 아니었다 342
리더 없는 혁명 347
이란 혁명 348
21세기의 아랍 혁명 351
|6장 전체주의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
스탈린 독재와 소련의 과두정 369
중국 - 개인 통치 대 과두 통치 378
마오쩌둥부터 덩샤오핑까지 384
공산주의 체제의 리더 391
피델 카스트로 정권 397
극단적인 북한 401
파시스트 체제의 리더 402
무솔리니 403
히틀러의 정권 장악 408
독재 정권의 신화 418
|7장 ‘강한 리더’의 대외 정책 실패 사례|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리더의 대외 정책 착오 429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계산 착오 429
스탈린의 뒤섞인 현실주의와 망상 434
중국과 소련의 독재자와 과두제 통치 집단의 대외 정책 440
영국 ‘강한 리더’의 자기 기만 450
체임벌린과 유화 정책 452
이든과 수에즈 위기 461
블레어와 이라크 전쟁 470
이라크의 교훈: 정책, 과정, 그리고 ‘강한 리더’ 484
|8장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 바람직한가?|
영국의 ‘나폴레옹식’ 통치? 503
리더와 정당 510
권위주의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의 리더십 518
감사의 말 522
옮긴이의 말 527
주 530
찾아보기 586
Author
아치 브라운,홍지영
영국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로, 옥스퍼드대학 정치학 명예교수 겸 옥스퍼드대학 세인트앤터니스칼리지의 명예 펠로우이다. 1991년부터 영국학사원British Academy 회원이며, 2003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명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소련과 공산주의 정치, 냉전, 정치 리더십에 관해 폭넓게 저술했다.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저서 『고르바초프 팩터The Gorbachev Factor』(1996)와 『공산주의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Communism』(2009)으로 영국정치연구학회가 매년 정치학 분야 최고의 저술에 수여하는 W. J. M. 매켄지상을 2회 수상했다.
영국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로, 옥스퍼드대학 정치학 명예교수 겸 옥스퍼드대학 세인트앤터니스칼리지의 명예 펠로우이다. 1991년부터 영국학사원British Academy 회원이며, 2003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명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소련과 공산주의 정치, 냉전, 정치 리더십에 관해 폭넓게 저술했다.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저서 『고르바초프 팩터The Gorbachev Factor』(1996)와 『공산주의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Communism』(2009)으로 영국정치연구학회가 매년 정치학 분야 최고의 저술에 수여하는 W. J. M. 매켄지상을 2회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