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생생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얻은 47편의 글들을 엮었다. 주로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한 글들이다. 작가는 또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알다시피 수필은 형식면에서 완성된 체계나 독트린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수필을 무형식의 문학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는 개별 작품의 형식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다형식의 문학, 곧 열린 형식의 문학이라는 말이다. 모범적인 수필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 실린 작품은 대부분 형식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작가가 전혀 관점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수필을 ‘이렇게 써야 한다’가 아니라 ‘이렇게 쓸 수도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형식은 내용을 감싸는 옷과 같다. 형식만 강조하면 공허해지기 쉽고 내용만 강조하면 진부해지기 쉽다. 무엇보다 형식과 내용의 조화가 중요하다. 작가는 내용을 중시하면서도 다양한 형식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