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내가 먼저 숲이 되어』 이후 거의 1년 반 만에 출간하는 작가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이 책은 마치 공기나 물과 같이 너무 흔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들 속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고 고마움을 느끼고, 나아가서는 그것들이 닳고 사라져감을 아쉬워하는 내용의 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나이 탓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작가의 타고난 성정이 세심하고 마음이 여린 탓도 있으리라고 본다. 익히 알다시피 생명체라고 하는 것은 생노병사가 있지만 유독 인간만이 그 과정을 인식하고 의식하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직 인간만이 행복과 불행의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오늘은 비록 힘들지라도 내일은 행복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삶의 보람과 가치를 추구하는 것 또한 인간만의 특성이라 여겨진다. 사람으로 살기 위한 작가 나름의 고군분투가 여기에 담겨있다고 본다.
Contents
1. 민들레꽃
민들레꽃
별
가을과 추억
첫눈의 점묘화
채석강 별곡
기연(奇緣)
나비
그리움 3
기적
동해를 다녀와서
사진엽서
바람 2
바람 3
뻐꾹소리
환지통
상사화
어떤 산(山)
춘정(春情)
흉터
별 볼 일 없는 하루
2. 비누의 노래
비누의 노래
지문이 없는 사람
자동문
면도 일기
모래시계
걸레
구멍 난 양말
비늘을 털며
군무(群舞)
나목(裸木)
종(鐘) 1
종(鐘) 2
석종(石鐘)
노인들
맨드라미
낙서금지
문상(問喪)
한여름의 얼음조각상
손가락 하나
미련한 미련
호접란(胡蝶蘭)
3. 숲속에서
숲속에서
트로이 목마의 종말 또는 저출산 시대의 도래
집 기러기
신체의 자유
옥수수 예찬
양계장에서
후드티를 입으면
펜과 페니스에 대한 단상
열쇠와 자물쇠
비몽사몽
봄비
간병기(看病記)
인연(因緣)의 뒤안길
산정(山頂)에서
봄까치꽃
추석날 아침 강둑을 거닐며
어머니, 오지 않는 아들을 용서하세요
덕유산 등정기
호접몽 2
염전(鹽田)
수면양말 신기기
4. 달팽이 우체국
달팽이 우체국
효자손
화초에 물 주기
문신(文身)의 이유
지록위마(指鹿爲馬)
꿈을 깨기 위해 자는 잠
어떤 농담
소의 초상화
나는 분노한다
가장 무서운 복종
개미를 보며
내가 내게 당하는구나
성급한 노인에게
느티나무 밑에서 화석 찾기
안경은 달리고 싶다
5. 인스턴트식 사랑
인스턴트식 사랑
맹종죽
연필에게
오아시스
너
낮잠
방충망
문(門)의 법칙
촛불을 끄자
해빙(海氷)
진짜 문제
고맙다는 그 말
방부제 사회
장독대
고모님전상서
청소기 명상
추억의 소리를 찾아서
술 시합
동해 망상(東海 望祥)
빨래집게 수업
목욕탕에서
칫솔의 운명
6. 가을 하루, 시간의 흔적들
가을 하루, 시간의 흔적들
미래의 제헌절 기념사
항성의 비밀
해변의 화가
당산나무
미륵사지(彌勒寺址)
삼배받기
서산 마애 삼존불 앞에 서서
풍경(風磬)
나 홀로 강둑을 거닐면
부축의 조건
구절초 축제
차라리 흘러가는 강물이 될지언정
권태
조삼모사(朝三暮四)
봄은 빛으로 온다
추풍낙엽
빈그릇
강강수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