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인들은 이렇게 바다를 칸막이이자 장애물로 여기는 데서 하나의 길로 보는 시각으로 전환하는 한편으로, 동시에 바다를 “광대한 빈 액체 공간”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우리가 흔히 보는 세계 지도로, 특별히 지질학적 정보를 담은 지도가 아니라면 대개가 육지 외의 공간은 푸른 빈 공간으로 표시해 두었다. 바다는 흔히 지도상에 공백으로 놔두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물자와 사람의 운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다를 통한 인간의 교류는 크게 물자와 정보, 인간의 흐름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물자의 흐름은 가치의 이동에 다름 아니고 그 가치의 이동을 파악하는 것은, 결국 바다를 통한 여러 인간 공동체들 간의 경제적 교환 행위를 파악함을 뜻한다.
이에 따라 이 책에서 다룰 주제는 16-18세기 세계경제와 해역경제이다. 바다와 인간의 조우는 해역세계 내에서 일어난다. 여기서 해역세계는 인간이 바다와 관계하며 인식하게 되는 세계상이자 지리적 측면에서는 바다와 그에 접해있는 육지를 포괄하는 단위로서, 해역 내 해항도시 간 연결을 통해 성립한다. 이 해역세계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교류와 상호연관성의 발생은 해역경제의 형성을 뜻한다. 한편 이 해역세계들이 연결되어 세계경제를 형성한다. 따라서 경제적 측면에서 바다와 인간의 조우를 보려는 우리의 관심 단위는 해역경제와 세계경제일 수밖에 없다.
Contents
발간사
책을 내며
1. 서론
제1부 세계경제
2. 16-18세기 은 무역과 세계경제의 형성
3. 근대 초기 ‘글로벌화’: 비판적 평가
4. 결 론
제2부 해역경제: 비교
5. 16-18세기 대서양 해역경제의 형성과 발전
6. 16-18세기 동아시아 해역경제의 역사적 전개
7. 결론 : 비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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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현재열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HK교수. 프랑스 근현대사 전공으로 2009년부터 한국해양대의 인문한국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프랑스사 외에 근대도시 연구와 해양사 및 글로벌 역사 연구로 관심의 폭을 넓혀왔고, 이와 관련한 여러 논문과 저서를 간행했다. 번역으로는 주로 해양사 및 글로벌 역사의 외국 성과를 소개하는 데 주력하여,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Ⅱ』(1999, 2013)의 번역에 참여했고, 하네다 마사시(편) 『17∼18세기 아시아 해항도시의 문화교섭』(2012), 폴 뷔텔의 『대서양』(2017), 이경신의 『동아시아 바다를 중심으로 한 해양실크로드의 역사』(2018)를 번역했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HK교수. 프랑스 근현대사 전공으로 2009년부터 한국해양대의 인문한국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프랑스사 외에 근대도시 연구와 해양사 및 글로벌 역사 연구로 관심의 폭을 넓혀왔고, 이와 관련한 여러 논문과 저서를 간행했다. 번역으로는 주로 해양사 및 글로벌 역사의 외국 성과를 소개하는 데 주력하여,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Ⅱ』(1999, 2013)의 번역에 참여했고, 하네다 마사시(편) 『17∼18세기 아시아 해항도시의 문화교섭』(2012), 폴 뷔텔의 『대서양』(2017), 이경신의 『동아시아 바다를 중심으로 한 해양실크로드의 역사』(2018)를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