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전연구사의 『국어국문학자료사전』을 보면 ‘동시(童詩)’는 어른이 어린이를 위하여 어린이다운 심리와 정서로 쓴 시를 말한다.
따라서 동시는 엄격하게는 성인이 쓴 시를 의미한다.
그러나 백석은 1956년 『아동문학』에서 어린이작품 10편을 실어 어린이가 쓴 시와 그 자체로의 문학적 힘에 주목했다. 오인태 시인은, “시를 누가 쓰냐에 따라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며, “어린이들이 직접 쓴 시를 ‘어린이시’로 정했다.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교육적으로 시를 보여주기 위해서, 어린이처럼 가정하고 동시를 쓰고 있다. 그러나 어른은 어린이가 아니다. 수십 년 전 어렸을 적 추억과 정서는 왜곡되기 마련이다. 시공간도 달라지고 인생 경험이 쌓이고 익숙한 장면들도 많아지는 만큼, 미지에서 야기되는 호기심과 놀라움은 점점 없어진다. 대부분 어른이 되어 시인이 쓰는 동시는 시적인 완성도와 기교가 있으나, 어린이와 교감이 어려울 수 있고 어린이가 쓰는 시에 비해 생동감이 부족하다. 어린이만의 독창성은 어린이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여태껏 동시에 비하여 어린이시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했다 하더라도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의 원천을 ‘아이들이니까’, ‘아이들은 순수하니까’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린이시를 해설한 최은수는 비고츠키의 구성주의 시각에서 보자면, 확장성 있게 창의성을 끌어주는 것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중요하다고 한다. 어린이의 작품일수록 종합적이고 통찰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환경적 심리적 과학적 문학적 철학적 깊이를 담아 심도 있게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하며 이 책을 펴내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한다.
『멍해졌다』는 2017년 6개의 연결 학교를 통해 초등학교 수업 현장에서 나온 시를 3천 편이 넘게 모았다. 그렇게 모은 시를 심사하고 84편의 시에 시평을 붙였다. 어린이시 1편마다 시가 나온 배경과 감성적 논리적 매력을 해설해주는 안내자가 있어, 84편의 생생한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의 창의력 계발의 기초로 삼았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채워져 있다.
Contents
여는 글 - 모든 어린이는 피카소
제1부 멍해졌다
바다 구경 - 손권 2학년 중진초
자전거 - 김요하 2학년 제철초
수영장 - 김나현 2학년 제철초
코스모스 - 김동건 2학년 백운초
노을 - 정나영 5학년 중진초
이사 간 친구의 편지 - 황윤서 3학년 중앙초
기억 - 박정원 3학년 중앙초
갈대 - 박지훈 4학년 백운초
늑대 - 김나린 4학년 풍남초
엄마 - 권지후 4학년 왕지초
잠꼬대 - 이유빈 4학년 중앙초
개미 - 주윤성 4학년 중앙초
우물 옆의 놀이터 - 정은유 5학년 중진초
준비하고 있던 상처 - 배지원 5학년 제철초
돈 - 송영민 6학년 중앙초
우리 아빠 - 송영민 6학년 중앙초
개미와 베짱이 - 김보민 2학년 중진초
거미 - 문현웅 3학년 중진초
1000원 - 최정우 4학년 중앙초
가족 - 김시원 4학년 중앙초
사랑의 편지 - 김진하 3학년 풍남초
비눗방울 - 임가빈 4학년 백운초
무지개 - 김보민 2학년 중진초
도마뱀 - 이상준 2학년 제철초
매미 - 차연아 2학년 중진초
우산 - 강윤서 3학년 중앙초
출렁다리 - 안효준 3학년 중진초
화분에 물 주기 - 류가영 4학년 중진초
달님 - 박진우 5학년 옥곡초
개미 - 김윤후 5학년 제철초
나의 걸음 - 박채린 5학년 중앙초
그림자 - 김은지 5학년 백운초
친구 - 김예린 5학년 백운초
여행 - 심지욱 6학년 백운초
매미 - 정예은 1학년 백운초
엄마 차 - 신은성 1학년 중진초
외할머니 - 허예린 1학년 제철초
제2부 새들이 지켜줄 거예요
독도 지킴이 - 최서준 1학년 풍남초
이슬 - 김요하 2학년 제철초
아파트 - 이유빈 4학년 중앙초
깡통 - 문규리 4학년 중앙초
민들레 - 정수안 4학년 백운초
가뭄 - 정나영 5학년 중진초
해 - 송슬빈 1학년 중진초
밤하늘 - 구혜빈 1학년 중앙초
해 - 최병준 2학년 제철초
풍남 바다 - 황현승 2학년 풍남초
가을 - 박강민 2학년 풍남초
달팽이 - 김희연 2학년 중진초
붉은 눈의 흑룡 - 박서현 2학년 빛누리초
물고기 수학 - 김승민 3학년 풍남초
무지개 - 고은 3학년 백운초
무지개 - 문현승 4학년 중앙초
가위 - 하민수 4학년 백운초
저녁 - 강승민 4학년 백운초
가을 전쟁 - 김나린 4학년 풍남초
줄다리기 - 김사랑 5학년 풍남초
잠자리 - 권지후 4학년 왕지초
미안해 - 김진헌 4학년 중진초
새벽 - 한여진 5학년 중진초
바람 - 김민정 5학년 제철초
귀뚜라미 - 김민성 5학년 제철초
고추잠자리 - 안예은 5학년 옥곡초
제3부 벌서고 있다
매미 - 최재영 1학년 제철초
어항 - 김민지 1학년 제철초
나비 - 김나윤 1학년 제철초
참새 - 윤호준 2학년 중진초
내일은 없다 - 윤호준 2학년 중진초
시간 - 황윤서 3학년 중앙초
필통 - 최정우 3학년 중앙초
휴대폰 - 김민근 4학년 중앙초
하품 - 김민근 4학년 중앙초
마법 상자 - 박시연 4학년 중진초
의자 - 심건희 4학년 중앙초
시험 - 정예은 2학년 중진초
매미 - 김세희 3학년 중앙초
화산 - 문현승 4학년 중앙초
마음 - 전재혁 4학년 중앙초
시험 - 서경륜 4학년 옥곡초
시험 - 류시은 4학년 중진초
계곡 - 김진헌 4학년 중진초
몽당연필 - 김태기 5학년 제철초
연필 - 김민선 6학년 백운초
시험 - 김민서 5학년 옥곡초
맺는 글 - 창의성을 어떻게 끌어줄 것인가?
어린이시 기준
주제접근, 학년별 작품 경향 분석 및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 1집 『멍해졌다』에 실린 어린이시 원문 보기
Author
최은수
어린이시 해설서이자 인문학 교양서, 창작의 길잡이로 삼을 이 책은 어린이 각 시기마다 특징적으로 나오는 창의성과 예술성, 자연과 세상에 대한 느낌을 교감할 수 있습니다. 2017~2020년 2월까지 13곳 기관·학교에서 시 창작 교육을 통해 약 1만 편의 어린이시를 모았습니다. 창작 교육과 심사에 5명의 시인이 참여했습니다. 1집 84편에 이어, 2집 91편을 골라 성장하면서 사라지는 창의성을 끌어주고자 각 시마다 해설을 붙였습니다. 구조주의 관점으로 신화적 사고와 인류의 원형을 바탕에 두고, 상상의 힘을 언어로 표상화시켰습니다.
어린이시 해설서이자 인문학 교양서, 창작의 길잡이로 삼을 이 책은 어린이 각 시기마다 특징적으로 나오는 창의성과 예술성, 자연과 세상에 대한 느낌을 교감할 수 있습니다. 2017~2020년 2월까지 13곳 기관·학교에서 시 창작 교육을 통해 약 1만 편의 어린이시를 모았습니다. 창작 교육과 심사에 5명의 시인이 참여했습니다. 1집 84편에 이어, 2집 91편을 골라 성장하면서 사라지는 창의성을 끌어주고자 각 시마다 해설을 붙였습니다. 구조주의 관점으로 신화적 사고와 인류의 원형을 바탕에 두고, 상상의 힘을 언어로 표상화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