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언론을 통제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힌다
어째서 언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가 오늘날에도 유효한지를
수년에 걸쳐 온몸으로 써 내려간 아흐메트 알탄의 옥중 수기
모든 권력은 기본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견제 세력을 자신의 통제 범위 안에 두고, 변수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권력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은 이념이나 진영을 떠나 모든 정치권력이 마주하게 되는 근본적인 욕망이다. 그러므로 제도적 민주화와 상관없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언제라도 훼손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이 책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는 언론의 자유가 갖는 의미와 그 범위에 대해서,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해 지식인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그 발언의 무게에 집중한다. 저자 아흐메트 알탄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생각의 자유를 꾸준히 추구해온 작가다. 그는 권위주의적 정부의 억압으로 억울하게 투옥되지만, 지식인이자 작가로서의 사명과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애쓰며 계속해서 저항하고 쓰겠노라고 외친다. 이러한 결의를 담아 옥중에서 어둠 속 희미한 빛에 의지해 잉크로 적어 내려간 19편의 수기는 변호사를 통해 밖으로 몰래 반출되어 번역자의 손에 건네졌고, 터키어 판본이 없는 상태에서 영어로만 먼저 출간되었다.
대한민국의 1970~80년대 독재정권 하에서도 김지하를 비롯하여 많은 작가와 지식인들이 투옥되었으나 그때에도 권력의 펜을 꺾을 수 없었다. 그럴수록 더욱 작가와 지식인의 살아 있는 정신은 정권을 겨냥한 날카로운 칼로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우리에게 터키의 한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지식인인 아흐메트 알탄의 옥중 수기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언론과 미디어의 가짜뉴스와 왜곡을 법으로써 대응하겠다며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는 이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독자들은 저 멀리 터키의 한 작가가 보내온 편지를 읽으며 언론 및 표현의 자유가 한국 사회에서 이미 지나간 의제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네 삶을 관통하고 있는 ‘지금-여기’의 문제임을 인식하게 해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서도 작가와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쓴 이 옥중 수기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작가와 지식인의 역할과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이 책에 수록된 [심판]이라는 에세이의 다음 대목은 아흐메트 알탄의 치열한 작가 정신과 자유 의지를 엿볼 수 있다.
Contents
서문
영문 옮긴이의 글
문장 하나
유치장에서의 첫날 밤
거울과 의사
교사
핑크색 폴더들의 공동묘지
부정
시간과의 조우
내 감방 주변에서의 여행
꿈
연쇄 살인범
메리엠
자기 자신의 운명을 써 내려간 소설가
심판
재판관의 걱정
나무의 정령들
공고
수갑
새
작가의 역설
옮긴이의 글
Author
아흐메트 알탄,고영범
1950년에 태어났다. ‘터키의 밀란 쿤데라’로 불리는 터키의 대표 작가 중 한 사람. 스물네 살에 신문사에 입사해 편집국장을 역임한 뒤 TV방송국으로 진출하여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편 ‘여성 심리 묘사의 대가’라는 찬사를 받는 터키의 대표작가로 1999년 터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유느스나디 소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강력히 옹호하면서 그에 대한 모든 억압에 저항해왔다. 2016년 7월 쿠데타 세력에게 “은밀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기소되었고, 2018년 2월 정부 전복을 시도했다는 죄목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2018년 3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노벨상 수상자 51명이 서명한 ‘알탄 석방 촉구 공개서한’이 전달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곱 권의 에세이, 열 권의 소설을 출간했다. 우리나라에도 『감정의 모험』(이난아 역, 황매), 『위험한 동화』(이난아 역, 황매)가 번역 출간되었다.
1950년에 태어났다. ‘터키의 밀란 쿤데라’로 불리는 터키의 대표 작가 중 한 사람. 스물네 살에 신문사에 입사해 편집국장을 역임한 뒤 TV방송국으로 진출하여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편 ‘여성 심리 묘사의 대가’라는 찬사를 받는 터키의 대표작가로 1999년 터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유느스나디 소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강력히 옹호하면서 그에 대한 모든 억압에 저항해왔다. 2016년 7월 쿠데타 세력에게 “은밀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기소되었고, 2018년 2월 정부 전복을 시도했다는 죄목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2018년 3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노벨상 수상자 51명이 서명한 ‘알탄 석방 촉구 공개서한’이 전달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곱 권의 에세이, 열 권의 소설을 출간했다. 우리나라에도 『감정의 모험』(이난아 역, 황매), 『위험한 동화』(이난아 역, 황매)가 번역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