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식수(Helene Cixous)는 문학이나 페미니즘, 혹은 페미니즘적 글쓰기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이름이다. 식수는 영미 문학계와 철학계에서 도매금으로 다뤄져 온 소위 ‘프랑스 페미니즘’ 중 한 명이다(나머지로는 뤼스 이리가레와 쥘리아 크리스테바가 있다). 그러나 그런 ‘명성’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유명한 식수의 초기 작품인 〈메두사의 웃음〉과 카트린 클레망과의 공저인 《새로 태어난 여성》(그중에서도 이 책 내의 식수의 독자적 작품은 〈출구〉이다)을 제외하고 식수의 작품들은 거의 읽히지 않았고, 한국에도 거의 번역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식수의 페미니즘 에세이 외에도, 작가로서 생산한 시, 픽션(식수는 소설이라는 말보다는 픽션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극작, 희곡, 리브레토, 그리고 장르를 알 수 없는 독자적 작품들이 거의 70여 권에 달할 뿐만 아니라, 난해하고 실험적인 글쓰기 방식 때문에 번역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식수 읽기’를 실행할 때 우리만의 입구를 찾을 수 있는 일종의 느슨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식수의 개인사뿐만 아니라, 좀처럼 주목되지 않았던 중기와 후기의 실험적 글과 극작, 문학 비평과 시학 이론/시적 이론(이론과 문학의 독특한 관계 방식)을 ‘여성적 글쓰기’뿐만 아니라‘성차’, ‘타자’, ‘신체-물질성’, ‘모성’, ‘언어’, ‘죽음’, ‘무의식’ 등의 철학적 개념으로 단번에 꿰고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식수의 글을 읽을 때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과 두려움을 미지의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를 준비시킨다. 왜냐하면 식수의 글에는 (그리고 사실상 모든 글에는) 하나의 입구가 아니라 “백 개의 창이 있기 때문”이다. 책의 말미에 실린 식수와의 인터뷰 ‘식수 라이브’는 엘렌 식수의 사유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엘렌 식수의 여러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수전 셀러스의 심도 깊은 질문이 식수 사상의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Contents
1장 서론
2장 여성적 글쓰기
3장 픽션과 연극
4장 시적 이론
5장 타자에 대한 식수: 식수에 대한 타자
6장 식수 라이브
7장 결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Author
이언 블라이스,수전 셀러스,김남이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하이랜드앤아일랜드대학교UHI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20세기 문학과 현대 문학을 연구하며, 생태 문학, 도시/농촌 변두리, 환경 철학, SF, AI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스코틀랜드의 긴 간선 도로의 심리지리학을 연구하는 A9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하이랜드앤아일랜드대학교UHI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20세기 문학과 현대 문학을 연구하며, 생태 문학, 도시/농촌 변두리, 환경 철학, SF, AI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스코틀랜드의 긴 간선 도로의 심리지리학을 연구하는 A9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