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그 자체로 무성, 또는 중성적인 제도라고 여겨지지만 이 책에 따르면 실제로는 공과 사를 엄격히 분리하는 방식으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위계질서를 확립시켜왔고 그 와중에 여성의 노동력은 불필요하거나 부수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 우리 사회의 위기를 가부장제가 낳은 남성 중심적 권위주의에서 파생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성 위계적 분업사회'가 실제로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여기에서 드러난 여성의 역할과 한계를 고찰한다.
본론에서는 가부장성을 근간으로 한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사회, 정치, 경제, 환경으로 나누어 분석하면서 대안적 사회를 위해 여성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이 제시하는 대안사회의 상은 개인을 무한경쟁 상태로 내몰지 않고 성별이나 학력, 지위에 따른 차별이 없는 사회, 그리고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운 사회이다.
저자는 획일적인 노동사회가 치닫고 있는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여성사회학적 상상력으로 펼칠 수 있는 유토피아를 그려보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독일에서 페미니즘 정치경제학을 전공하였으며, 여성운동과 사회운동에 꾸준히 참여해온 저자는 자신과 주변의 경험을 생생하게 제시하면서 쉽고 친근하게 글을 서술하고 있다.
Contents
책을 쓰게 된 동기
제1장 왜 여성주의적 유토피아인가
1. 자본주의의 가부장성
2. 성 위계적 노동사회
3. 노동사회의 재생산기제
제2장 남성 중심 사회에서 펼치는 여성주의적 유토피아
1. 여성의 개인주의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 여성. 가부장제의 희생자인가 방조자인가
3. 여성주의적 유토피아를 위하여
제3장. 대안이 필요한 사회
1. 사회 위기와 현대인의 정체성
2. 경제 위기와 대안적 경제
3. 정치 위기와 여성의 정치세력화
4. 환경 위기와 성장의 한계
5. 우리 사회에 다양성은 존재하는가
제4장. 한 페미니스트의 백일몽
1. 이제는 남성학이 필요한 때
2. 자유로운 분업을 바탕으로 한 권위주의가 없는 사회
맺는 말 - 노동사회의 미래, 무엇이 문제인가
글을 마치며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Author
김미경
1964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막내딸로 태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욕심이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특별한 재능이 없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으므로 단념도 빨랐다. 당시 여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지키며 안에서 솟구치는 ‘끼’를 다스리면서 별탈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진학해서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 신문사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배와의 연애에 더 에너지를 투자하는 바람에 활동을 중도 포기했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후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19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이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어설프게 맛본 운동의 경험과 좌파 사상을 심화시켜보고 싶었다. 원래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해볼 생각이었지만 곧 마음을 고쳐 먹었다. 유학 생활의 시작과 동시에 계획에도 없던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던 것이다. 당위에서 시작했던 학문이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면서 체화되기 시작했다.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은 책을 통했다거나 학문적으로 요구되었다기보다는 삶에서 자연적으로 우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남성주의적인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는 페미니즘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독일의 저명한 여성사회학자인 일제 렌츠Ilse Lenz 교수의 지도를 받아 ‘여성노동’을 주제로 학위논문을 썼다.
1964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막내딸로 태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욕심이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특별한 재능이 없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으므로 단념도 빨랐다. 당시 여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지키며 안에서 솟구치는 ‘끼’를 다스리면서 별탈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진학해서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 신문사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배와의 연애에 더 에너지를 투자하는 바람에 활동을 중도 포기했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후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19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이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어설프게 맛본 운동의 경험과 좌파 사상을 심화시켜보고 싶었다. 원래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해볼 생각이었지만 곧 마음을 고쳐 먹었다. 유학 생활의 시작과 동시에 계획에도 없던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던 것이다. 당위에서 시작했던 학문이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면서 체화되기 시작했다.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은 책을 통했다거나 학문적으로 요구되었다기보다는 삶에서 자연적으로 우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남성주의적인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는 페미니즘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독일의 저명한 여성사회학자인 일제 렌츠Ilse Lenz 교수의 지도를 받아 ‘여성노동’을 주제로 학위논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