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맞은편에는 남성학과 남성문제가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가부장 문화가 짙게 남아있는 사회에서 남자들은 무조건 남자다워야 한다는 '맨 콤플렉스'에 시달리기도 하고, 권위가 흔들릴 때는 심한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남성과 남성 지배문화 바로 보기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가 판단하는 남성 지배문화는 한마디로 '따로와 끼리', '가름과 나눔'의 문화이다. 개인과 시민은 없고 온갖 혈연, 지연, 학연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무기력한 인간들만 남아있다.
세태가 여기에 이르도록 한 장본인은 권력지향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 어른, 중산층들이다. 이들이 위계에 따라 서열을 정하고, 다른 사람을 미분화된 객체로 삼아 타자화하는 '따로와 끼리'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질곡의 근본적인 문제는 가부장주의 또는 부계 혈통주의와 결합함으로써 일상적 파시즘을 만든다는 데에 있다. 이 일상적 파시즘은 획일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 위계와 권위에 대한 맹종 등 개인의 주관과 정체성에 스며들어 인간성의 파괴를 불러온다.
결국 저자는 '남성은 누구인가'라는 문제로 돌아온다. 남성 또한 사회가 만들어놓은 남성성, 남성다움이라는 틀에 위치지어진 존재라는 것이다. 이들은 '위치적 동일시 positional identification'을 통해 정체성을 획득하며, 끊임없이 지배와 복종이라는 폭력적인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지배 문화에 따르지 않는 남성은 가장자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여성문제에 비하여 소홀히 다루어진 남성의 소외와 억압, 그리고 정체성 형성의 변질 과정을 파헤친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남성학이라는 학문에 도달하기까지, 남성 지배문화에 저항하며 살기로 결심하게 된 경로를 담담히 기술하고 있다.
Contents
제1장 남성문제란 무엇인가
1. 일상적 파시즘 - 따로와 끼리
2. 억압과 폭력의 남성 지배문화
3. 단지 그대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4. 남성 지배문화의 위기 - 아버지 없는 사회
제2장 남성은 누구인가
1. 남성되기. 남성만들기 - 분리와 이행
2. 남성이기. 남성으로 살기 - 억압과 폭력
3. 남성지키기. 망가지기 - 남성 중심 성문화
전형적인 베이부머 세대로 태어나. 서울 토박이지만 한국전쟁 때 직업군인이 된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다양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며 성장했다. 문학 소년의 뜻을 좇아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공부했지만 엄혹한 유신시대 야학 활동 등을 통해 번듯한 세상을 만드는 일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 경험을 이어가고자 독일 뮌헨대학에 유학하면서 교육학으로 전공을 바꾸었고 젠더, 제3세계 문제와 평화, 대안문화 등의 평생의 주제를 만나게 되었다. 돌아온 다음 강의 뿐 아니라 양성평등 운동, 교육개혁 및 대안교육 운동 등 실천의 끝자리나마 더럽히기도 했다. 1996년부터 서강대학교에서 교육, 젠더, 청소년 관련 주제로 가르치고 배우며 자라나는 세대와 시대적 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문제, 청(소)년 담론, 다문화 교육의 비판적 이론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공부하고 활동 중이다.
전형적인 베이부머 세대로 태어나. 서울 토박이지만 한국전쟁 때 직업군인이 된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다양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며 성장했다. 문학 소년의 뜻을 좇아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공부했지만 엄혹한 유신시대 야학 활동 등을 통해 번듯한 세상을 만드는 일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 경험을 이어가고자 독일 뮌헨대학에 유학하면서 교육학으로 전공을 바꾸었고 젠더, 제3세계 문제와 평화, 대안문화 등의 평생의 주제를 만나게 되었다. 돌아온 다음 강의 뿐 아니라 양성평등 운동, 교육개혁 및 대안교육 운동 등 실천의 끝자리나마 더럽히기도 했다. 1996년부터 서강대학교에서 교육, 젠더, 청소년 관련 주제로 가르치고 배우며 자라나는 세대와 시대적 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문제, 청(소)년 담론, 다문화 교육의 비판적 이론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공부하고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