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현실은 정면으로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대학은 자본주의의 하급간부를 육성하는 공장이 되었고, 지식인들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 “대학생은 사회 전체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소외에 대한 저항에 나설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66년 11월 《비참한 대학 생활》이라는 소책자를 통해 분출된 프랑스 대학생들의 목소리다. 국제적 전위조직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과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가 함께 제작?배포해 당시 대학가와 프랑스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던 이 작은 책이, 분노와 저항의 함성으로 뜨거운 오늘 대한민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68운동보다 1년 반 앞서 1966년 11월 22일부터 스트라스부르 캠퍼스 곳곳에 뿌려졌던 이 책은 당시 대학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그 근원인 자본주의 사회질서를 극복할 새로운 혁명의 방향을 제시한 격문이자 시국선언이었다. 이 책이 제시한 ‘일상생활의 혁명’은 68운동의 신호탄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이후 전 세계 학생운동 및 혁명운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