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교육현장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객체화하고 소외되며 응집력을 상실한 교육 주체들 사이에는 서로 메우기 힘든 골이 깊을 대로 깊어져 있고, 뜻있는 분들과 단체의 노력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서로의 아픔은 치유되기는커녕 불치병이 우려될 정도의 중증 질환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많은 현상이 여전히 독소를 뿜어내며 교육현장의 혈관을 오염시키고 신경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응보적 패러다임에 입각한 각종 법률 강화와 법화(法化) 현상의 심화, 공적 서비스 강화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금쪽 같은 내 새끼 중후군’, 취약한 교권 보호 시스템, 학교 내부의 민원과 갈등을 처리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과 리더십의 부재, 코로나19 이후 정서·행동·학습 차원의 위기 학생 증가….
이쯤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너무도 오랫동안 바뀌지 않고 방치된 교원 정책, 소통과 상호작용과 협력이 사라진 소위 ‘독박주의’의 교직 문화, 전문성도 현장성도 없는 사람들이 줄기차게 쏟아 내는 법률과 조례, 교육부와 교육청이 만들어내는 면피성 각종 지침과 매뉴얼, 온갖 서류와 절차를 요구하면서 현장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직된 관료 행정의 심화, 학부모와 소통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일부 교원, 세대 특성을 반영한 젊은 학부모와 교사 간 갈등 양상,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박탈과 탈정치화 현상 등 돌아봐야 할 주제들 등은 나열하기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 모든 것은 학교공동체 붕괴로 귀결되었다.
Contents
서문/ 학교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진단과 대안
1부 모두가 아팠던 학교
교사, 무엇이 그렇게 아팠을까? … 한수현
학부모, ‘악한’ 존재가 아닌 ‘약한’ 존재 … 이윤경
학생인권과 교권, 정말 대립적인가?… 김성천·서용선
주요 판례로 본 학교 안 폭력과 문제점… 이슬아
2부 무엇이 문제였을까
교육현장의 아픔, 법과 제도의 한계 … 서용선
정치적 시민권도 없는 교사 … 김성천
교사와 학부모, 세대론적 접근 … 한수현
교직문화의 그림자 … 공후재
3부/ 공동체로 회복하기
학생-교사-학부모, 회복의 대화 … 이윤경
교육공동체 회복은 가능하다 … 정유숙
미국 학교의 위기 대응 사례 … 공후재
정서위기학생 지원하기 … 이슬아
상식과 소통의 학교공동체 만들기 … 서용선
구조의 제약을 넘어 행위주체성 발현 공간으로 … 김성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