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윌리엄 제임스가 그야말로 인간 심리가 작동하는 원리를 파고든 책이다. 2권짜리로 발표한 ‘심리학의 원리’가 너무 방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학교 강의 등에 활용하기 쉽도록 저자가 직접 한 권으로 간추린 것이 이 책이다. 기존에 3권으로 번역된 ‘심리학의 원리’를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을 별도로 읽을 필요는 없고, 그 방대한 분량 때문에 시간을 들이기 어려워 아직 읽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이 적절할 것 같다.
사회심리학, 교육심리학 등 여러 갈래로 세분화되기 전에 심리학 전반에 걸쳐 쓴 책이라서 인간의 정신 풍경을 고스란히 다 전한다. 읽기가 결코 쉽지 않고 100년도 더 지난 책이지만 좁은 한 분야를 파고드는 요즘 심리학 책보다 훨씬 더 큰 울림을 남긴다. 생리학과 의학, 생물학, 철학, 심리학 등을 두루 공부한 내공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두루 조망하며 인간 심리에 접근하는 학자의 자세가 존경스럽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삭막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전문가들이 세상을 폭넓게 보지 못하고 자기 분야에만 매몰되어 있는 탓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철학적 깨달음을 많이 느끼게 하는 책이어서 더욱 좋다. 윌리엄 제임스의 이론 중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대목이 여럿 있다. 어떤 자극이 있으면 그 자극을 보고 공포 등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달아나게 된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데, 제임스는 자극을 보고 먼저 행위가 따르고 그 행위 때문에 공포 등의 감정을 느낀다고 주장한다. 한 가지를 더 보자. 상식에 따르면, 인간이 본능적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 동물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으로 꼽힌다. 제임스의 이론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인간이 본능적 반응을 더 많이 개발했다고 한다. 다만 그런 반응을 다스릴 본능적 반응도 똑같이 많이 개발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우리 몸에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주장도 많은 가르침을 준다.
Contents
책을 내면서
Chapter 1 서론
Chapter 2 감각 일반
Chapter 3 시각
Chapter 4 청각
Chapter 5 촉각과 온도 감각, 근육 감각, 통증
Chapter 6 운동 감각
Chapter 7 뇌의 구조
Chapter 8 뇌의 기능
Chapter 9 신경 활성의 일반적 조건들
Chapter 10 습관
Chapter 11 의식의 흐름
Chapter 12 자아
Chapter 13 주의
Chapter 14 개념
Chapter 15 구별
Chapter 16 연합
Chapter 17 기간 감각
Chapter 18 기억
Chapter 19 상상
Chapter 20 지각
Chapter 21 공간 지각
Chapter 22 추론
Chapter 23 의식과 운동
Chapter 24 감정
Chapter 25 본능
Chapter 26 의지
에필로그-심리학과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