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강제 폐간 속에서 남아 있던 유일한 문학잡지, 『국민문학』에 실린 시를 한데 모은 전집이 완간되었다. 『나는 닦는다 야마토로 통하는 마루를』에 이어 『학도병의 꽃』을 통해 1941년부터 1945년에 걸친 『국민문학』 수록 시를 모두 밝혀냈다. 『국민문학』의 시대, 즉 일제강점 말기의 1940년대는 한국문학사의 ‘암흑기’ 혹은 ‘블랭크’로서 오랫동안 애써 외면되어 왔다. 『국민문학』이 언론 통폐합 이후 유일하게 남은 조선인 발행 ‘문학’ 잡지로서 재조명되고, 이 시기에도 수많은 작품이 생산되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런데 막상 『국민문학』이라는 잡지를 펼치게 되면 우리는 당혹스런 장벽에 부딪치게 된다. 일본어로 창작된 작품과 다수의 일본인 작가들, 조선인마저도 창씨명으로 발표하여 작자의 이력을 확인하기 어렵고, 작품의 질적 수준 또한 고르지 않다. 이들은 과연 한국문학일 수 있는 것일까?
1940년대라는 문학적 조건 속에서 한국문학사의 블랭크를 메울 수 있는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인가. 『국민문학』을 읽어가다 보면 당시의 문인들 또한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국민문학이란 무엇인가. 조선적 특수성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조선문학은 일본문학에 포함되는 것인가. ‘국책’에 공헌하면서 동시에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수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이들 질문은 조선인은 물론 일본인 문인들도 비켜갈 수 없는 것이었다.
Contents
머리말
1943.10
항공일에/航空日に_서정주
1943.11
불문의 길/不文の道_가네무라 류사이
나라에서 추억하다/奈良に憶ふ_가네무라 류사이
1944.7
학도병의 꽃-우리 조선 출신인 미쓰야마 마사히데 상등병의 영령에 바치는 시 /學兵の華_가네무라 류사이
생산 전선에서 노래하다 부족한 물에도 개구리는 화합하고/乏しい水をめぐつて蛙が和し_가와바타 슈조
생산 전선에서 노래하다 현장의 점심-흑연 광부에게 보냄/現場のひる_사토 노부시게
신인추천 갈매기/鷗_아라이 운페이
신인추천 등불/燈_아라이 운페이
신인추천 할머니/祖母_아라이 운페이